"인생은 8할은 협상이다." 세계적인 협상전문가 허브 코헨의 명언처럼,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매번 부딪힐 때마다 당혹스러운 것이 바로 협상이다. 특히나 직장인들에게 연봉 협상은 단순히 '몸값 올리기' 차원이 아니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 올해도 이제 석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새해의 연봉협상을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경영진은 연봉인상률을 낮추려고 안간힘을 쓸 테고 사원들은 최대한 올리려고 신경전을 벌인다.
#1 "전임자의 연봉이 3,500이에요. 경력과 학력, 나이는 저와 같고요. 그래서 3,300이면 적당하겠다 했는데 회사에선 3,000을 말하네요. 사실 희망연봉을 왜 그렇게 썼냐는 질문에서 대답을 못하긴 했어요. 관두는 사람이 3,500이니 저는 3,300 정도면 적당할 것 같아서 그랬다고 했거든요."
회계 업무 8년차인 K씨는 이직을 눈앞에 두고 연봉 조율 문제 때문에 안절부절이다. 회사 규모나 하는 일이야 마음에 들지만, 옮겨갈 회사가 제시하는 연봉이 낮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2 "식품 관련 회사에 신입으로 들어와서 지금 1년 6개월째 다니고 있습니다. 초임 연봉은 2,000이었습니다. 1년 되었을 때 연봉을 협상하려는데 회사 사정이 어렵다고 5%만 올리고 나중에 다시 협상하자고 해서 2,100선에서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3% 더 올려서 8%로 인상해준다고 하더군요. 세금 제하고 나니 지금보다 2만~3만원 올라가네요. 그래서 '싫다'고 했습니다. 거의 매일 11시에 퇴근하는데 2만~3만원 오르는 건 좀 심하다 싶었습니다."
L씨는 "거의 2년을 일했는데 다른 회사 초임 수준이라 허탈하다"며 "이번 연봉 협상이 실패하면 정말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직장인 대다수가 K씨나 L씨처럼 연봉 문제로 적지않은 '가슴앓이'를 한다. 연봉정보 제공 전문회사 페이오픈(대표 이주원, www.payopen.co.kr)이 지난해 직장인 1,305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2명 중 1명(46.74%)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를 떠나고 싶은 가장 큰 이유로 연봉에 대한 불만족을 꼽았다. 직장인에게 연봉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다.
그렇다면, 연봉 협상에서 만족하면서 끝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페이오픈 김용길 이사는 돱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자신의 가치를 정확히 분석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라돲고 조언한다.
◆자신의 가치를 분석하여 정리하라
연봉 인상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해선 자신의 업무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준비하고, 동종 업돚직종의 연봉을 비교돚분석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자신의 시장 가치, '몸값'을 정확하게 알아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이는 지금 직장에서 받고 있는 몸값이 타사로 옮겼을 때 얼마나 받을 수 있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업계의 연봉 수준을 알아둬야 한다.
페이오픈이 지난해 1,000대 기업의 연봉을 분석한 결과, 대졸 평균 초임 연봉이 가장 높았던 금융, 보험, 증권업(3,170만원)과 가장 낮았던 섬유, 패션업(2,449만원)의 연봉 차이는 무려 721만원으로 1,000대기업 안에서도 그 차이가 컸다.
기업별로는 ㈜포스코건설의 대졸 초임이 4,100만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코리안리재보험㈜은 4,0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삼호중공업 3,950만원, 대림산업㈜ 3,800만원, 우리은행 3,800만원, ㈜에스비에스 3,800만원 순이었다. 기업별 최고 초임과 최저 초임의 차이는 무려 2,400만원으로 가장 낮은 곳은 1,700만원의 초임을 받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 참고할만한 연봉정보 사이트
연봉 사이트 홈페이지
오픈샐러리 www.opensalary.com
페이오픈 www.payopen.co.kr
인페이 www.inpay.co.kr
더불어 자신에 대한 평가 자료를 구체적으로 수치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평소 실적을 증명할 수 있는 수치와 방법을 개발해 두고 객관적 증명 자료를 서면으로 제출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예컨대 자신이 제안한 새로운 구매 프로세스로 인해 비용을 얼마나 절약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었는지 정리해두는 식이다.
◆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 비밀에 속지 마라
"당신이 받고 싶은 금액이 얼마냐?" 기업들은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에 휘말리면 안 된다. 기업들이 먼저 희망연봉을 묻는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몸값을 낮게 평가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즉각적인 답변을 회피해야 할까.
취업인사 포털 인크루트(www. incruit.com)는 "기업이 얼마를 받고 싶냐고 물었을 때 즉각적인 답변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경력을 가진 사람에게 얼마의 연봉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의중을 떠보는 것이 좋은 협상 기술"이라고 말했다. 가령, "얼마를 주십시오" 보다는 "저와 같은 경력을 지닌 사람에게 얼마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물어본다면 회사에서 생각하고 있는 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 연봉 인상 안 되면, 차선 보상책을
혹여 자신이 요구한 연봉 인상액이 미흡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돈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진짜 그만둘 생각이 아닌 다음에야 말이다. 일반적으로 연봉 인상폭이 이직의 경우는 15%, 동 회사 내에서는 10%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5년 이상 사업장의 지난 3년간 임금 인상률은 2003년 6.4%, 2004년 5.2%, 2005년 4.7%, 2006년 5.2%였다.
설사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해도 계속 자신의 입장만 내세우는 것보다는 인센티브나 스톡옵션, 연말 상여금 등의 차선책을 활용하는 게 좋다. 특히 이직의 경우엔 연봉 외 복리후생 부분을 꼼꼼히 챙겨보는 게 중요하다. 취업정보 사이트 스카우트(www.scout.co.kr)의 김석란 본부장은 "연봉만 알고 들어갔다간 퇴직금이나 복리후생 등이 예전에 근무하던 곳과 달라 곤혹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 연봉 외 협상 가능한 목록
보상 기본임금 / 판매수수료 / 보너스 / 이익에 따른 수당
복리후생 휴일/ 의료보험/ 스톡옥션/ 교육비/ 학자금 융자
특권(임원일 경우) 품위유지비/ 차량지급
배현정 기자(머니투데이)
- 자료문의 : 스카우트 홍보팀 한민경 대리(mkhan@scou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