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미국의 정보통신업체 중역이었던 A씨는 일본계 업체 최고경영자(CEO) 위치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비록 일본 업체가 제시한 조건이 좋았음에도 A씨는 기업 문화가 판이하게 다른 일본 업체로 옮기고 싶지 않았다. 일본 업체 역시 기업문화 적응을 꺼리는 외국인 CEO를 고집할 이유는 없었다. 영입 작업은 결렬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스카우트를 주선했던 헤드헌터의 눈에는 일본 업체의 CEO 자리에 A씨가 적임자로 보였다. A씨가 개방된 인성을 지니고 있었고 일본계 업체 역시 유연한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헤드헌터는 양측의 거부감이 당시 업계에 만연했던 편견일 뿐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스카우트건은 헤드헌터의 논리정연한 설득과 중재를 거쳐 성사됐고 A씨는 일본 업체에서 4년째 CEO로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헤드헌터의 역량이 빛나는 순간이다.
헤드헌팅업체인 스카우트㈜의 설재돈 부사장(45·사진)의 이야기다.
설 부사장은 세계 최대의 헤드헌팅 업체인 ‘콘·페리’사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경험이 있는 글로벌 헤드헌터다. 콘·페리에서 제조업, 정보기술(IT), 제약, 금융 분야의 임원을 채용하는 일을 지난 98년부터 수행하다가 지난해 스카우트로 영입됐다.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금융권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설 부사장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잘 파악하고 있다. 또한 개인들의 역량과 경쟁력을 파악, 적재적소의 위치에 추천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설 부사장은 콘·페리 시절의 경험을 살려 스카우트에서도 중역급의 헤드헌팅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
설 부사장에 따르면 중역급의 인물이 이직하는 데 있어서 목표로 삼은 직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도덕성 평가 비중이 높다고 한다.
그는 “임원급이나 CEO 급의 헤드헌팅 작업에 있어서 평판 조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 공금을 조금이라도 유용했거나 도덕적인 흠결이 있다는 평이 있으면 그 건은 실패했다고 봐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회사내 스캔들이 있었던 경우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설 부사장은 “원대한 꿈을 가진 직장인이라면 항상 자신에 대한 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그는 국내 헤드헌팅 시장에 대해 “과거 10년간 10배 성장한 만큼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며 향후 급속하게 팽창할 것으로 예상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 자료문의 : 스카우트 홍보팀 한민경 대리(mkhan@scou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