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칼럼] 구직자의 필수요건 경력을 만들자
내가 상담하는 A씨는 대학졸업 후 3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회사를 네 곳이나 옮겼다. 첫 회사는 계약직으로 6개월, 나머지 3곳의 회사는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를 반복했다. 게다가 직무조차도 연구보조, 총무, 영업 등으로 매번 달랐다. 결국 A씨는 3년간 회사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신입으로 지원할 수 밖에 없고 이 같은 경력은 오히려 구직활동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A씨가 면접을 볼 때면 항상 받는 질문은 당연히 퇴사 이유다. 면접관 대부분은 "이 구직자가 과연 우리 회사에서는 오래 다닐 수 있을까?"하는 우려와 회사 적응에 대한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씨처럼 이렇게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 보면 경력은 쌓이지 않고 화려한(?) 이력만 남게 된다. 이런 구직자들은 경력을 쓰자니 근무기간이 너무 짧고, 쓰지 않으면 공백기간이 너무 길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특히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가 되면 일단 아무 곳에나 취업했다가 금방 퇴사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그렇게 여러 곳을 전전하다 보면 몇 년이 지나도 신입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이직을 염두하고 있다면 1년 정도의 경력을 쌓고 옮겨야 한다. 그래야만 이후에 이직을 할 때는 신입이 아닌 경력자로서 승진과 연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경력은 단지 회사의 근무기간을 의미하지 않는다. 적어도 한 직무에서 2년에서 3년 이상의 업무 경험이 쌓였을 때 경력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이 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바로 기간만 채운다고 다 경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담당 업무에서 수행한 경험과 역할이 바로 그 사람의 경력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같은 회계 담당자로서 3년의 경력을 가졌다고 해도 법인결산을 몇 번이나 경험했으며 어떤 역할을 했느냐가 채용의 중요한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또 하나, 기억해야 할 점은 회사에서의 경험뿐만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어학이나 관련 자격증을 꾸준히 준비하며 전문성을 쌓아가야 한다. 이런 준비는 이직을 위해서가 아닌 현재 자신의 업무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자신이 이직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점검하고 싶다면 경력자로서 자신의 이력서를 작성해 보자. 신입 구직자에게 자기소개서가 중요하다면 경력자에게는 경력기술서가 필요하다. 수행한 업무와 어떤 성과를 냈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 이렇게 자신이 수행한 업무 경험을 하나하나 채워가면서 자신이 맡은 업무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경력기술서가 완성된다. 이때 비로서 경력자로서 스스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는 분명 경력자 채용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직 준비의 시작이다.
입사 3년 차의 경력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입사 3년 차의 신입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바로 지금, 자신이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이승미 스카우트 컨설턴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