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스카우트 이경희 컨설턴트
Q1 : 청년층 취업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기사로 가끔 등장하는 내용이 이력서를 100번이나 썼 는데 면접에 오라는 데가 한군데도 없었다는 등의 이야기인데요, 실제로 대학졸업생들이 기 업에 취업하기까지 몇 번 정도 입사지원서를 쓸까요?
A1 :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 해 2월 또는 8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939명 중 46.2%(432명)만이 취업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취업에 성공한 졸업생들은 회사 에 들어가기까지 평균 28차례에 걸쳐 입사지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Q2 : 취업률이 46.2%라면 절반도 안된다는 이야기인데요, 지난 해와 비교하면 어떤가요?
A2 : 이번 조사결과는 이 업체가 지난해 같은 시기에 조사한 2007년 대졸자 취업률(57.9%)보다 11.7%포인트, 2007년 조사한 2006년 대졸자 취업률(62.8%)보다는 무려 16.6%포인트나 낮아진 것입니다. 취업에 성공한 432명 가운데 29.7%(128명)는 비정규직이었고요.
Q3 : 취업만 보장된다면 이력서는 100번이라도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분들도 많으실텐 데요, 취업에 성공한 분들은 자신이 취업에 성공한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나요?
A3 : 취업에 성공한 분들이 생각하는 취업성공요인으로는 ＇아르바이트ㆍ인턴쉽＇ 등 실무경험 (18.8%)이 1순위로 꼽혔고, ‘철저한 면접준비’(17.4%)와 ‘주위 인맥을 활용했다(16.95)"는 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불황기에는 교육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이론중심’의 신 입사원보다는 현업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실무중심’ 사원을 더욱 선호하게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Q4 : 이제 곧 졸업식 시즌인데요, 이렇게 취업이 안되는 상황이면 졸업식에 오는 학생들도 많지 않을 것 같은데요?
A4 :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올 2월 대학 졸업예정자 1093명을 대상으로 졸업식 참석여부 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34.9%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지난 해(23.5%)와 비교했을 때 10%이상 늘어난 수치인데요, 취업여부에 따라 살펴보면 미취업자 가 37.3%로 취업자(22.8%)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Q5 : 아무래도 불참이유는 취업문제가 가장 많겠지요?
A5 : 말씀하신 것과 같이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취업을 못해서’가 가장 많았습니 다. 다음으로 ▲귀찮아서(21%), ▲취업 준비 등으로 시간이 없어서(19.7%), ▲취업한 친구 들과 비교될 것 같아서(18.9%), ▲동기, 후배들 보기 부담스러워서 (12.1%) 등이 있었습니 다. 졸업식에 가지않겠다는 졸업예정자들은 그 시간에 ‘취업준비’(59.8%)를 하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어 ▲휴식(17.1%), ▲회사 업무(7.9%), ▲졸업식 뒤풀이만 참석(3.9%), ▲ 기타(3.9%), ▲아르바이트(3.4%) 등의 순이었습니다.
Q6 : 졸업식에 가지 않는 시간에 취업준비를 하겠다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취업시장이 위축될수 록 자격증관련 학원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요?
A6 : 올 해 최악의 취업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신의 스펙에 자격증을 추가하려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국가공인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산업인력공단에 접수한 인원은 약 346만명으로 이전 년도에 비해 51만명이 증가했고, 올해 처음 치러지는 피부미용사 자격증 시험에만 무려 7만명이 몰렸습니다. 또 금융감독원에서 제 44회 공인회계사 1차 시험원서를 접수한 결과 지난 해의 6234명보다 46.0%(2869명)가 급증한 9103명이 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Q6 : 시험을 보는 사람이 이렇게 급증한다면 그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학원수강생도 따라서 늘 수밖에 없겠는데요?
A6 :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런 분위기는 관련 학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온라인학습 전 문기업 아이텔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국가자격증 강좌의 매출이 작년 동일한 시기보다 20~30% 가량 상승하는 등 경기 불황 이후 오히려 더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 습니다. 이는 과거 IMF시기 실업대란이 일어나면서 자격증 취득 인원이 평소보다 30%까지 늘었던 상황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7 :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의 불안한 심정이야 당연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묻지마식 자격증 취득은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
A7 : 취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쉬는 기간이 생기면 바로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취업준비생들의 공통된 심리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무엇이라도 하고 있어야 스스로 위안을 받고 안정을 찾곤 하는데요, 아무리 불안하더라도 자신이 원하 는 직무가 아닌 ＇묻지마＇식 자격증 취득은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을 기억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Q8 : 요즘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신입구직자들도 연봉 눈높이를 낮췄다고요?
A8 : 극심한 고용난이 지속되면서 신입구직자들의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채용정보업체 잡코리아가 신입직 취업을 준비하는 4년대졸 학력의 취업준비생 1,157명을 대 상으로 ＇취업희망 기업별 희망연봉＇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희망연봉 평균이 2143만원으로 집계됐는데요, 이는 지난해 하반기의 2260만원보다 117만원(5.2%) 낮은 수 준입니다.
Q9 : 지난 번에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신입사원들의 급여수준이 매우 높은 편이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에 비하면 정말 많이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A9 : 취업이 절박한 구직자들이 연봉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춤으로써 취업가능성을 높여보고자 하 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취업희망 기업별로는 외국기업 희망연봉 수준이 2455만원에서 2297만원으로 6.4% 낮아지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이어 대기업 희망연봉도 2413만원 에서 2290만원으로 5.1% 감소했습니다.
Q10 : 요즘에 일자리 나누기가 확산되면서 신입직원이 연봉수준을 낮춰 채용인원을 늘리고자 하 는 움직임이 있는데요, 조사된 급여수준은 실제 기업들의 연봉수준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 었나요?
A10 :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희망연봉수준은 실제 기업별 신입직 연봉 평균에도 못미치는 수치입 니다. 올해 대기업 신입직 연봉 평균은 3102만원으로 취업 희망자의 희망연봉 평균인 2290 만원에 비해 812만원이 높습니다. 중소기업 역시 실제 올해 중소기업 신입직 연봉 평균 1997만원보다 217만원이 낮은 1780만원을 희망해, 이들 기업 취업희망자의 희망연봉 수준 이 실제연봉의 81.5%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Q11 : 일단 희망연봉수준을 낮춰서 취업에 성공한다고 할 때 나쁠거야 없지만 나중에 만족도 면 에서는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A11 : 어떻게든 실직상태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눈높이를 낮춰서 취업을 하는 경우 회사생활에 잘 적응하면 더없이 좋겠지만 지나치게 연봉수준을 낮춰서 취업한 경우에는 직무만족도가 떨어지거나 이직을 결심하게 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수용가능한 연봉수준에 대해 사전에 고민해보고 적절한 범위를 나름대로 정한 뒤 구직활동을 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Q12 : 연봉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 연봉이나 복리후생 등 근무조건이 대기업 못지 않은 중소 기업들도 많지요?
A12： ＇중소기업＇ 하면 영세한 사업장, 미흡한 복지, 낮은 보수 등 ＇삼류 직장＇을 떠올리기 쉬운데 요, 최근 이런 선입견을 깨는 중소기업들이 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묵은 편견을 깨 고 취업준비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알짜중소기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Q13 : 지난 번에 그런 기업을 ‘강소기업’이라고도 한다고 말씀해주신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소개해 주실 기업은 또 어떤 곳일지 기대가 되는데요?
A13 : 첫번째는 경기도 안성의 LCD(액정화면) 부품 제조업체인 ㈜재현입니다. 이 기업은 10여 년째 직원들에게 ＇부모효도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200여명 직원들의 부모님 통장에 매달 5만~10만원을 회사명의로 입금하는데요, 액수는 크지 않지만, 부모님들이 뿌듯해 하는 모습 을 보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재현의 대졸사원초임은 2500 만원선으로 보수도 좋은 편이고, 매주 3일씩 아침에 직원들을 위한 무료 외국어(일본·중국 어) 교실과 직원들을 위한 숙소용으로 전원주택을 신축하는 등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Q14 : 부모님 통장에 회사가 입금하는 경우는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요, 참 신선한 시도인 것 같 습니다. 또 소개해주실 기업은요?
A14 : 두 번째로 소개할 곳은 경남 창원의 금속부품 생산업체인 경남스틸㈜입니다. 직원 수 45명 의 작은 회사지만 복리 후생만큼은 대기업 부럽지 않은데요, 직원자녀수에 관계없이 유치원 부터 대학까지 학자금 전액을 회사가 책임지고, 본인과 가족(직계 존·비속)의 의료비도 회사 가 100% 지원해줍니다. 특히 100여점의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이 회사의 작업장은 공 장이 아니라 화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요, 직원들이 음악·미술 등 예능레슨을 받 으면 1인당 연간 10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합니다. 대졸 초임은 2500만원대로 대기업과 견 주어도 손색이 없고요.
Q15 : 다른 것도 좋지만 학자금과 의료비를 100% 지원한다는 내용이 마음을 확 끄네요. 다음으 로 소개해 주실 기업은 어디죠?
A15 :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알짜중소기업은 대전의 DVR(디지털비디오레코더)업체 ㈜아이디스 입니다. ㈜아이디스는 직원들에게 자기계발과 휴식에 쓸 시간을 더 확보해주기 위해서 2006 년 법으로 정해진 것보다 1년 빨리 주 40시간 근로제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연간 60만원의 선택적 복리후생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지원금을 100만원으로 인상하는 것도 검 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밖에 주택자금(최고 4000만원까지 연 5%대 이율)도 빌려주고, 회 사가 상해보험도 들어준다고 하네요.
Q16 : 좋은 기업이라면 직원들의 애사심이 높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직률도 아주 낮을 것 같 은데요?
A16 : 물론입니다. 직원들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을 비용이라기보다는 투자라고 생각하는 회사의 경영마인드 때문에 직원들의 이직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고 특히 현장 경험을 제대로 쌓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기업에서 이직해오는 기술 인력이 해마다 4~5명씩 되고 있습 니다. ㈜아이디스는 현재 220여명이 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DVR 분야에서 세계 시 장 점유율 1위(15%)를 지키고 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