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유지하자!
3월, 새 학기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새 학기가 주는 의미가 남다르다. 사회생활의 빡빡함에서 벗어나 다시 학생으로 돌아온 듯한 여유로움은 출강이 주는 작은 선물이다. 교정을 오가는 학생들의 표정도 봄 햇살 마냥 밝기만 하다.
내가 맡은 과목은 ‘자기개발과 진로선택’이라는 과목이다. 학생들이 진로를 설정하고 취업을 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 것을 돕는다. 그런데 취업이 어렵다는 말들이 워낙 학생들 사이에 많아서일까? 지난 학기보다 수강생의 수가 늘어났고 수업에 임하는 학생들의 표정과 눈빛도 빛이 난다.
대체로 무엇인가를 처음 시작하는 표정과 마음가짐은 그렇게 빛이 나는 것 같다. 나도 첫 수업을 시작할 때는 하나라도 더 전달하기 위해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는 것 같다. 수업 준비도 더 충실히 해가고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과 교수 사이에는 그 빛이 조금씩 사라져 감을 느낄 수 있다. 학생은 자꾸만 시계를 보고, 교수들은 그런 학생들 때문에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변명도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처음 그 때의 긴장감과 잘 해보겠다는 마음이 수업 마무리 단계에 가면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번 학기를 시작하면서 다짐한 것이 있다. 처음에 너무 무리하게 힘을 빼지 않고, 에너지를 골고루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을 잊지 않도록 다이어리에 강의를 시작하며 라는 제목으로 짧은 글 하나를 남겼다.
“내 마음이 지금과 끝이 같기를, 지금 하고 싶은 그 마음이 끝까지 가기를, 학생들의 초심을 잃어갈 즈음에는 내가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주기를, 초심이라는 말을 끝까지 기억하기를”
구직활동을 시작할 때, 영어공부를 막 시작할 때, 누군가와 사랑을 막 시작하게 됐을 때. 그 때의 마음을 늘 기억하라. 그리고 그 마음의 기록을 남겨라. 그리고 자주 그 마음을 확인해 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라는 장거리 마라톤에서 완주하기는 쉽지 않다.
얼마나 많은 시간 포기하고 싶었던가? 또 세웠던 목표는 끝까지 가본 적이 있던가? 다시 한 번 기억해 보라. 새 학기다. 우리들의 마음에 있는 그 생각들과 느낌들과 사고들이 퇴색하지 않도록 자꾸 채찍질을 해보자.
뒤돌아 봐 후회가 없는 사람이 있겠냐 만은, 그래도 “다시 그 때로 돌아간다면” 이라는 바보 같은 이야기는 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바람도 시원하고 햇살도 따스한 3월에 교정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며 다시금 잘 해보겠다는 다짐이 유난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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