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09-12
실무형 인재 선호, 인재 채용의 대변화 예고
조귀열 _ ㈜스카우트 홍보팀장
다사다난했던 2009년 기축년이 바쁘게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올 한 해를 뒤돌아보고, 2010년 호랑이 해를 맞이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올해도 청년구직자의 취업난, 그리고 직장인들의 실직, 비정규직 양산 등 어두운 소식들이 신문과 방송에서 자주 언급되었다. 물론 해결책 보다는 문제점이 자주 거론 된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정부는 청년실업 대란으로 이어질까 우려해 나름 해결책으로‘행정인턴’제도를 도입, 정부기관 및 공기업에 이를 적극 권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 기업에도 인턴채용을 협조 요청한 결과 인턴풍년이 된 한 해였다.
인턴은 회사에 정식으로 채용되지 아니한 채 실습 과정을 밟는 사원이다. 즉 정식 직원은 아니지만 사원이 될 사람이라고 사전에서는 명시하지만 취업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물론 인턴으로 뽑았다고 무조건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 중에서 우수한 인재 일부는 채용의 전제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삼성전자가 이번에 대졸 신입사원을 인턴십으로 뽑겠다고 해 향후 인재 채용의 대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인턴문화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새로 도입한 ‘실무형 인턴십 프로그램’은 인문계와 이공계의 구분이 없다. 실습 시간도 기존 인턴십 프로그램의 2배가 넘는 8~9주에 달한다. 불요불급한 교육 프로그램은 최소화하는 대신 현장부서에서 실무를 익히는 시간을 늘렸다고 한다.
또한 삼성에 따르면 인턴사원 대부분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만큼 선발 과정이 한층 엄격해진다. 1인당 35분 정도였던 면접 시간을 1시간으로 늘려 집중면접을 도입, 지원자들의 전공지식과 잠재적인 역량 등을 꼼꼼하게 검증할 방침이라고 한다. 집중면접은 3단계로 창의력, 성취지향성, 문제해결능력 등으로 항목을 나눠 잠재 역량을 평가한다. 2단계부터는 전공과 연관된 구직자들의 역량을 평가하고 마지막으로 전공지식 수준을 판별할 수 있는 질문을 한다는 내용이다. 삼성은 삼성채용사이트인 디어삼성(www.dearsamsung.co.kr)에서 우선 12월 16일까지 5일간 지원받아, 800명을 선발한다고 하니 평소 관심이 있는 구직자는 지원해보길 바란다.
또한 LG그룹도 인턴채용에 있어 혁신적인 행보를 보였다. LG는 올해 선발한 인턴사원 676명 중 84%를 정규직 사원으로 채용하는 등 인턴사원들에게 실무위주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이는 입사시 해당 부서에서 곧바로 실무를 수행 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SK는 올 하반기 공채에서 학점이나 영어점수보다는 자체적으로 만든 종합적성검사에 더욱 비중을 두었다. GS는 전략적 사고와 실행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을 인재상으로 정립하고 입사지원서 작성시 지원자 스스로가 회사에 적합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을 추가했다. 별도로 조직가치 부합도 테스트를 통해 지원자의 실무능력도 측정했다.
포스코는 앞으로 신입사원 채용에 앞서 대학 2~3학년생을 대상으로 일정 규모의 인원을 채용하고 재학중에는 문 이과 교차과목을 학습하게 하며 방학기간 중에는 제철소에서 철강공정 및 제품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필자는 얼마 전 공기업 신입사원들의 평균 토익 점수가 930점, 평균학점 3.8점 이라는
뉴스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토익 930점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투자한 영어실력을 실무에서 맘껏 써먹는 부서라
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이는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대기업 또한 위의 사례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화려한 스펙보다 일을 할 줄 아는 인재를 뽑는 추세가 더욱 확산 되어야 할 것이다.다행히 삼성, 현대차, SK, LG, GS, 포스코 등 여러 대기업들이 스펙에서 벗어나 실무형 인재 채용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향후 인재 채용에 있어 성적위주의 채용 패러다임에서 실무형 인재 채용 패러다임으
로 대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는 기업의 발전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학생
들이 스펙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높은 영어점수를 받고도 경쟁적으로 점수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회적 병폐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는 개인적 비용 손실을 넘어 사회적 비용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2010년 경인년이 다가오고 있다. 용맹한 호랑이 해를 맞아, 내년에는 기업들의 인사시스템에 대변화를 가져오길 기대해본다. 학벌 및 스펙이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라고 맹신하지 않길 바라며 구직자 역시 변화하는 인사시스템에 빨리 적응해 취업의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