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 2010-09
‘평생 잊지 못할 한 골만 넣자!’
조귀열 ㈜스카우트 홍보팀장
2010년 하반기 공채시즌이 마침내 포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활발한 공채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여 필자 또한 설렌다. 게다가 얼마 전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기업들이 공채를 통해 1만 3475명을 채용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는 지난해보다 4.1%가 높아진 수치다. 게다가 조사대상 500개 기업 중 308개 기업이 채용계획을 확정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스카우트가 3년째 공채를 앞두고, 구직자들에게 심경을 묻는 질문에서 2008년, 2009년 연속으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고립무원이 올해에는 3위로 밀려났다. 반면 전화위복이 28.6%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유비무환이다. 또한 취업에 대한 자신감도 57.1%로 전년대비 9% 상승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번 통계 자료를 보면서 구직자들의 취업의지가 매우 높음을 느꼈다. 이처럼 구직자들이 높은 자신감을 얻게 된 배경을 살펴보니, 경기회복으로 일자리 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36.5%로 가장 높았다.
최근 신문방송을 통해 기업들의 실적발표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의지에 구직자들의 기대가 높아보인다. 게다가 2년여 만에 코스피 지수 최고점을 돌파했다는 소식과 삼성을 비롯한 많은 대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하고 있어 일자리 수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당연하다. 필자 또한구직자들과 같은 바람이다. 즐거운 상상을 한번 펼쳐보겠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 승승장구하며 최대실적을 발표하고, 투자확대를 통해 일자리 수를 대거 창출하는 것이다. 또 대기업이 잘되면 중소기업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는 적하현상(trickle-down effect)이 두드러져 중소기업에서도 많은 인력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하반기 공채를 앞두고 암초도 많은 모양이다. 기업들이 재투자를 연구개발에 대거 쏟게 되면 실제 설비투자에는 미약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 기업들이 거안사위(평화로울 때 위기를 생각하는)의 심리도 걱정이다. 또 고용구조 시스템의 90%이상이 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고 이들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내놓느냐에 달렸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실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이 밖에도 많은 걱정거리가 있지만, 나의 걱정이 기우에 그치길 바랄 뿐이다.
잠시 축구이야기를 해보자. 골잡이는 자신의 존재를 골로 말해야 한다. 아무리 문전쇄도가 좋고 협력플레이가 좋다고 하더라고 골을 넣지 못한다면 자신의 존재는 사라진다. 구직자는 외로운 골게터와 같다. 찬스가 주어지면 골로, 이번이 아니면 다음 기회라도 반드시 골을 만들어 내야 할 운명. 구직자들이 취업의 경기에서 문전에서 골키퍼와 1:1찬스를 허공으로 날리거나 골대를 맞춘다면 결국 공격실패다. 게다가 여러 수비수(면접관)는 강력한 압박을 가하며 거친 테클을 일삼는다.
하지만 골게터(구직자)는 골을 넣어야 한다. 이번 하반기 공채를 앞둔 구직자라면 국가대표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의 임무를 부여 받은 심경으로 임하길 바란다. 오직 골에 배고픈 공격수처럼. 다행히 취업의 경기는 득점왕이 되지 않아도 좋다. 단 한 골만 넣으면 취업의 경기는 종료된다. 게다가 월드컵처럼 경기수도 제한적이지도 않으며 기간도 제법 길다.
필자는 단 한 골의 비책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싶다.
하나, 자신의 눈높이를 정확하게 세워라! (한번 붙어볼 만 한 상대를 골라라!)
둘, 자개소개서와 이력서, 모의면접 등 무수한 훈련과 준비과정을 가져라!
셋, 부상을 조심하자! 건강관리는 최고의 기술이다!
넷, 과감하면서도 냉정해지자! (면접관의 강한 압박 앞에서도 긴장하지 말자!)
다섯, 부지런히 움직여라!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좋은 찬스를 스스로 만들 때도 있다!)
2010년 하반기 공채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필승을 기원하며 다득점보다 ‘오늘의
골’로 인정받을 만큼 멋진 골을 넣길 바란다. 황선홍 감독이 2002월드컵 폴란드 경기에서 넣은 선제골을 선수생활 중 최고의 골로 생각하며 지금도 힘들 때 그 경기의 동영상을 본다고 한다. 찬스가 왔을 때, 기회를 살릴 줄 아는 선수, 실수를 범하되 주눅들지 않는 선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오늘 경기에서 실패했다면 다음 경기에서라도 꼭 골을 넣자. 취업의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할 단 한 골만 넣으면 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