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 2010-12월호
‘취업의 기회, 게으른 천재보다 부지런한 둔재가 먼저다’
조귀열 ㈜스카우트 홍보팀장
2010년은 많은 희망을 남긴 한 해인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위상이 선진국 대열에 연착륙 하고 있다는 점은 노동시장으로만 봐도 매우 고무적이다. 또한 하반기에는 대규모 공채가 이뤄져 청년실업 해소에 작은 밀알이 된 것 같다. 하지만 많은 구직자들은 여전히 노동시장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바라본 2010년 현재의 노동시장을 짚어보면, 구직자는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음을 하소연하고 중소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인재가 없음을 한탄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지만 대기업과 해외기업 등 일부 채용박람회만 북적이고 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채용박람회는 여전히 소외 받고 있다.
취업의 기회는 게으른 천재보다 부지런한 둔재에게 먼저 열릴 것이다. 채용박람회 장을 찾는다는 것은 우선 부지런함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채용박람회 장은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애써 마련해놓은 자리며 참여기업 또한 이 자리에서 인재를 뽑고 싶어한다. 다양한 혜택이 아쉬운 중소기업으로서는 좋은 기회이며 구직자의 부지런함을 믿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의 많은 채용박람회들이 형식적인 행사에 그쳐 참여자들의 볼멘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요즘의 채용박람회는 매칭을 위한 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길 바란다.
최근 스카우트가 구직자 728명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박람회에 참석해봤는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49%가 아직 한번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하지 않은 이유로는 ‘별로 얻을 게 없을 것 같아서’가 3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간이 없어서(23.5%), 채용박람회 개최 정보 부족(19.6%), 거리가 멀어서(13.7%), 기타(5.9%) 순이라고 응답했다. 그나마 다행은 이들은 앞으로 채용박람회가 열리면 ‘참여 하겠다’는 응답이 72.5%로 강한 참여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여전히 참여 의사가 없음을 드러낸 구직자는 27.5%다.
필자가 근무하는 스카우트에는 종종 구직자들의 모의면접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컨설턴트들의 가르침에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한 구직자들의 눈망울이 예사롭지 않다. 모의면접 임에도 불구하고 건성으로 대하지 않는다. 필자 또한 10여년 전 한 금융회사에서 일어난 첫 면접시험을 잊지 못하고 있다. 어색한 넥타이를 맨 채 면접대기 장소에서 초조한 심정으로 면접을 기다려 본적이 있다. 그 당시 아무리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려고 했지만 쉽지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런 나와 달리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이는 한 면접대기자는 경쟁자인 나의 삐뚤어진 넥타이를 고쳐주는 여유가 있었다. 아마 많은 면접시험을 겪어본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의 실전면접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채용박람회 장이다. 서류전형 과정을 거치지 않
고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면접을 볼 수 있다. 구직자에게 있어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사자성어가 가
장 잘 어울리는 것은 바로 ‘면접시험’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또한 면접시험은 이제 토론면접이 대세
다. 실력의 시대에서 ‘소통’의 시대로 바뀌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SNS(쇼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우
리는 소통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기업들 또한 이를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구직
자와 소통을 위해 채용에 대한 문의사항을 트위터로 진행했다.
어느덧 2010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올해 공채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내년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됐다. 성공취업의 열매를 맛보기 위해서는 첫째도 성실함이요, 둘째도 성실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이야기를 새삼 되새겨보자. 취업의 경주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으른 천재는 절대 부지런한 둔재를 이길 수 없음을 말이다. 달콤한 성공취업의 열매를 맛보
고 싶은 구직자라면 지금부터 삶의 자세를 바꿔보자.
곱게 물든 가을 단풍나무는 오직 가을 한 시즌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봄 꽃들의 화려한 축제가 있던 그날에도 그저 묵묵히 자신에게 찾아올 때를 기다린다. 풍성한 먹거리를 건네는 나무들에게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그들은 절대 서두르지 않고, 남을 시기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신의 길만 걷는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구직자 여러분, 아직 소기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기회가 찾아왔을 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2010년의 마지막 취업 조언을 하고자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