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 2011-4월호
‘멘토의 힘?멘티의 노력에 달려있다’
서주연 ㈜스카우트 인재개발사업본부 본부장
어느새 봄이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다.
춥고 지루한 겨울을 뒤로하고 맞이하는 봄은 생기 있는 그리고 왠지 모를 설레는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그러고 보면 “봄”이라는 한 글자의 힘은 실로 강력하지 않을 수 없다.
모두가 한결같이 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필자 역시 유독 고민이 많았던 겨울을 보냈던 터라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후련함이 좀더 많은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이번 겨울은 머리 속이 많이 꽉 찼던 느낌까지 들었다.
이렇듯 필자처럼 직장생활, 학교생활, 가정생활 등 각자의 사는 테두리에서도 소소하지만
결코 소소하지만은 않은 다양한 색깔의 고민과 상념들이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것 같다.
자연의 순리처럼 계절이 바뀌듯 어느 순간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도
스르륵 없어지면 좋으련만 고스란히 우리들 안에 쌓일 때가 있다.
이럴 때, 각자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멘토’의 힘을 빌리는 것은 어떨까.
나의 고민을 기꺼이 공유할 수 있고, 나에게 아낌없이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말이다.
여기서 필자는 묻고 싶다.
“당신은 멘토가 있습니까?”
‘멘토(Mentor)’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다. 고대 그리스의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며, 자신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살펴 달라고 한 친구에게 맡겼는데, 그 친구의 이름이 바로 멘토였다고 한다. 그는 오딧세이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님,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 주었다. 그 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 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제 ‘멘토’라는 단어는 대학이나 기업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는, 회사나 업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일대일로 구성원 혹은 멘티(Mentee)를 지도, 조언, 육성하여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 성장시키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후견인제도"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이제는 기업에서 학교에서 조직차원의 ‘멘토링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필자가 언급하는 멘토는 기업활동에서 후견인제도처럼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수와 조수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활동에서 멘토의 기대효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독자의 인생의 멘토가 누구인가를 묻고 싶다. 개인의 지식과 지혜를 갖출 수 있도록 언제든지 찾으면 옆에서 사심 없이 조언해 줄 수 있는 정신적인 스승이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자신의 성장을 위하여 좋은 멘토를 가지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필자는 운 좋게 멘토가 있다.
기분 좋게 연락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가 있다는 것은 든든함 그 이상의 느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벌써10년 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필자의 멘토는 바로 첫 직장에서 상사로 모셨던 팀장님이다. 필자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목표 설정을 못하고 있을 때, 마치 넘지 못할 산 앞에서 쩔쩔 맬 때, 실패로 허덕이고 있을 때 등등, 탈출구를 찾기 위해 참 많이도 찾아가 조언을 구했던 것 같다. 때로는 혹독한 꾸짖음과 채찍질로 더 눈물짓게 하고, 때로는 따뜻한 위로로 필자와 함께 했던 소중한 분이시다.
멘토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멘토의 자격이나 멘토의 조건보다는 멘토를 받아드리기 위한 스스로의 마음에 대해서 먼저 강조하고 싶다.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 말이다.
또한, 자신이 무언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애정 어린 충고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지 말이다. 그냥 그저 좋은 이야기 정도로 생각할 것이라면 멘토를 가질 자격이 없을 것이다. 뭐든지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계절을 맞이하여 나를 점검했으면 좋겠다.
‘소 귀에 경읽기’는 어렵게 구한 멘토를 힘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