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서른이면 직장에 들어가 막 일을 배우기 시작하거나, 직장을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녀야 하는 시기지만 그는 남들보다 먼저 자신의 꿈을 이뤄냈다. 남성복 Vandalist를 생산하고 있는 Vandal & Company(반달&컴퍼니)의 양희민 상품개발 실장. 상품기획에서 판매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해외 패션 동향, 트랜드 해석에서부터 구체적인 상품으로 연결짓는 작업. 디자이너들과의 토론, 판단/결정 및 일정 체크 등을 집행한다.
어려서부터 패션과 옷에 관심이 많았던 양 실장은 ‘왜 남성복은 여성복처럼 다양한 디자인이 없을까? ‘왜 품질이 좋은 브랜드 제품은 가격이 비싸야만 할까?’ 등을 고민했다. 이런 의문들은 ‘디자인적인 요소가 강화된 남성복, 고품질이면서도 가격의 거품을 빼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세련된 남성복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모든 과정을 핸들링하며 하나의 상품을 만드는 일에 희열을 느낍니다. 너무 재미있어요. 예술과 실용성, 전위와 대중성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면서 느끼는 스릴감 또한 제 삶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죠.”
그의 삶이 남보다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되었던 것만은 아니다. 양실장은 유니텔의 패션동호회 FIL(fashion in love)에 회원으로 활동하며, 현재 함께하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만났다. 많은 날들을 패션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웠고,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어느 회사 MD가 되고 싶다가 아니라 어떤 옷을 만드는 MD가 되고 싶었고, 리서치 및 인터뷰 프로젝트를 의욕적으로 전개하면서 업계 여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났다. 특히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대학시절 밴드활동을 했고 자신의 앨범을 내기 위한 준비도 했다. 이런 음악활동의 시간은 트렌드를 읽는 감각을 키우고, 이를 대중의 요구에 맞춰 창작으로 반영하게 하는 훈련을 하게 했다.
“가격, 질, 디자인적인 면에서 지나치게 양분화 되어 있는 남성복 시장의 기성문화에 도전합니다. 굳이 로고나 라벨을 보지 않고도 반달리스트 제품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우리만의 스타일을 정립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목표 뿐 아니라 디자이너 및 패션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패션계 인재사관학교로써 전 세계 패션 문화의 산실이 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Vandal & Company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옷만 알아서 되는 시기는 지났고 모든 문화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어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꿰고 있어야 한다”며 “의류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은 기본이며 트렌드를 읽는 감각을 쌓고 사회 전반을 읽는 안목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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