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을 망치는 팀장과 팀원을 흥하게 만드는 팀장'
㈜스카우트 조형래 이사
리더십이란 단어가 유독 많이 들렸던 2008년도 한 장의 달력만을 남기고 있다. '多事多忙' 이라는 말이 이토록 잘 어울리는 해도 없지 않았나 싶다. 리더는 있으되 리더십은 부재한 나라라는 평가로 괜히 어깨 구부정해졌던 2008년.
나에게도 2008년은 리더십에 대해 많이 생각했던 한 해였다. 태어나 처음으로 100여명이 넘는 조직의 관리자가 되었고 성공적이었다는 자기평가보다는 실패적이었다라는 자기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보니 나의 리더십에 대해 고민은 더 해 간다.
우산 장사 아들과 짚신 장사 아들을 둔 아버지의 심정처럼 어느 날은 1팀 때문에, 어느 날은 2팀 때문에 기분이 다운되는 날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 그래도 단 하나 성공적인 리더 역할을 한 점을 찾아보면 역시나 '일을 만들어 나누는 기능'이지 않았을까?
팀장들이 모여서 미팅을 한다. 흥하는 조직의 팀장 미팅은 새롭게 만들어 진 일에 대해서 팀장들이 서로 가져가려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이나 망하는 조직의 팀장 미팅은 혹시라도 이 일을 우리 팀이 맡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행히도 우리 조직은 서로 일을 맡으려고 경쟁하는 모습이 있기에 아직까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팀장 중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팀장이 있다. 내가 일을 더 맡게 되면 우리 팀원이 일을 더 하게 될 테고 힘들어 질 테니 내 선에서 일이 더 생기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팀장. 하지만 회사에서의 가장 좋은 경력개발은 일을 통해 배우는 것이니 일이 더 생기는 것에 대해서 두려워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일을 더 만들어서 팀원에게 주는 팀장이 팀원을 흥하게 만드는 팀장인 것이다.
같은 조직에서 똑같이 3년을 일한 팀원이라고 해도 일을 더 많이 한 팀원과 일을 적게 안은 팀원의 실력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실력보다 더 큰 것은 마인드의 차이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성과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성장하는 팀원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팀원들을 보면 일을 안 주는 팀장 밑에서 성장한 팀원인 경우가 많다.
처음 팀을 맡게 되면 팀원에 대한 애착 관계가 생긴다. 내 팀원 내가 지키고 내가 아껴줘야지 라는 생각에 힘든 일은 팀장이 다 하고 팀원에게는 쉬운 일만 주고 책임도 덜 주는 경우, 그 때는 우리 팀장이 최고야 하지만, 나중에 실력 없는 조직원으로 성장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팀장 탓을 하게 된다.
"우리 팀장은 일을 주지 않고 일을 줘도 쉬운 일만 줘서 3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일 못하는 팀원으로 성장하게 됐다"며 투덜대는 팀원들은 생각보다 주변에 많다.
'嚴父慈母'라고 하였다. 엄할 때는 엄하고 자애로울 때는 자애로워야 자식이 바로 크듯이 팀장도 일에 대해선 엄하고 관계에 대해선 자애로울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팀원이 조직 내에서 강하게 성장하지 못한다. 엄함과 자애로움을 함께 갖춰야 하는 것이 팀장의 리더십이라고 하면 '리더가 되는 일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할 것이다. 그렇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직 내에서 뛰어넘지 못하면 주저앉고 마는 것이 리더십을 갖추는 일이라는 생각도 함께 한다. 하지만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팀원을 망치는 너무 쉬운 팀장이 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한 번 뒤돌아 생각해 보자. 내게는 현재 어떤 리더가 힘이 되고 있는가를. 나는 그런 리더로 성장할 수 있을까도 생각해 보는 12월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조형래 취업전문칼럼니스트 hrcho@scout.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