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올리는 才테크…꼭 필요한 '쯩'이 효자
새해에는 00하자/ 자격증 따기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불안한’ 새해가 시작됐다. 은행원 5년 차인 고승진(32) 씨도 각오를 다진다.
그의 올해 신년목표는 ‘AFPK(종합재무설계사) 자격증 따기’. 구조조정이니 월급삭감이니 오가는 얘기만 들으면 괜히 마음만 불안해진다. 험난한 2009년을 무사히 버텨내기 위해서는 ‘비장의 무기’가 필요하다. 아니, 절실하다.
고씨는 이참에 자격증도 취득하고 ‘2009년을 도약의 해’로 삼겠다는 각오다. 칼바람 몰아치는 때에도 승진에 이직으로 몸값 높여가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무용담의 주인공이 내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분명한 목표의식이 성공을 부른다
사실 고씨는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같은 신년 목표를 세웠었다. 하지만 꽤 전문적인 공부를 요하는 자격증이라 매번 시작만 번지르르. 곧 흐지부지 된 채 미루기만 반복했다.
그러나 이는 고씨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지난 2008년 12월 잡코리아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7명이 신년 각오에 못 미치는 ‘불만족스러운 1년을 보냈다’고 답했다. 그중 가장 불만족스러웠던 것은 다름아닌 ‘학업 또는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 (50.3%)이었다. 안 그래도 ‘작심삼일’이라는 새해 다짐인데 바쁜 직장인들에게야 ‘자격증 따서 몸값 높이자’는 다짐을 지키기가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안시우 스카우트 컨설턴트는 “실제로 새해가 되면 신규 취업을 원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자격증 취득 문의가 많아지곤 한다”며 “그런데 대부분은 발품 팔지 않고 쉽고 편하게 ‘해치우려’는 생각으로 으레 각오를 반복하다 보니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위험한 것이 그저 ‘어느 자격증이 좋다더라’는 군중심리에 휩쓸리는 것”이라며 “자격증이라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 노력을 투자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헛수고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인희 커리어 홍보팀장은 “회사마다 인사고과나 채용에 가산점을 주는 자격증을 공시하고 있다”며 “이를 먼저 확인하고 자신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자격증을 선별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팀장은 “자격증 개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몸값이 올라간다거나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다”며 “실제로 채용 현장에서도 ‘자격증만 많은 사람’ 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더 선호한다”고 꼬집었다.
◆온라인 동호회 적극 활용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온라인 자격증 동호회다. 안시우 스카우트 컨설턴트는 “현재 네이버나 다음 등 각 포털 사이트마다 자격증 별로 수십에서 수백개의 동호회가 만들어져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며 “온라인 동호회만 찬찬히 살펴보더라도 필요한 정보는 그 안에 다 있다”고 강조했다.
‘기출문제’, ‘자격증 Q&A’같은 정보나 선배들의 ‘합격 후기’만 자세히 읽어보더라도 이 자격증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합격률은 어느 정도인지, 준비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것은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윤정 사람인 컨설턴트는 “공인자격증 외에 민간자격증 같은 경우는 실제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격증이 난립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가 들인 노력만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이 같은 경우를 피하기 위해 꼼꼼한 확인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자격증 커뮤니티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흔들리기 쉬운 마음을 다잡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안 컨설턴트는 “마라톤을 달릴 때 주자에게 가장 힘이 되는 사람은 응원해주는 관객들이 아니라 옆에서 함께 뛰는 라이벌이라는 말이 있지 않냐”며 “실제로 같은 목표를 갖고 있는 경쟁자들과 가까이 있다 보면 서로에게 자극도 되고, 때로는 의지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귀띔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