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 멋진 작품으로 만들어 보자! >
조귀열 _ ㈜스카우트 홍보팀장
우리는 4월을 두고 잔인하다고 한다. 그 유래는 1922년 T.S 엘리엇(Eliot)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잔인하다고 했다. 엘리엇은 이 시에서 전후 서구의 황폐한 정신적 상황을 '황무지'로 표현했다.
얼마 전 우리회사는 지난해와 동일 직무의 동일 조건으로 채용공고를 낸 바 있다. 경쟁률은 무려 10배나 더 높았고, 지원자의 스펙 또한 월등히 높았다. 무엇보다 연봉을 낮춰서라도 입사 의지를 밝혀 잔인한 4월은 취업난에도 비유된다.
오늘 아침 신문을 펼쳐보고 나는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대책모니터링센터가 고용보험DB의 실업급여 신청자 수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에 실업급여를 신청한 40대 실업자 수는 전년 동월(2008년1월)에 비해 48.7%가 늘어나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그 외 30대 신청자 수의 증가율은 39%였으며 ▲20대 이하 33% ▲50대 27.7% ▲60대 이상 25.4%가 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지금이야말로 잔인한 역사가 되지 않나 싶다.
그래! 지금은 잔인한 4월이다. 저 멀리 동유럽 일부 국가들의 체감 경기는 이미 디폴트 상태라고 한다.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은 1,600원대에 진입하고 말았다. 거기에 주가는 더욱 힘을 잃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참으로 힘들고, 괴로운 시절이다. 하지만 잠시 경제지표를 날씨에 비유해보자.
올해 봄 날씨는 유난히 황사가 잦다. 취업난을 비유하듯 말이다. 그래도 황사 보다는 따스한 봄볕이 많지 않던가? 맑고, 쾌청한 날씨처럼, 채용소식이 자주 들린다.
많은 대기업들이 국민과 함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원들의 임금삭감과 신입사원의 임금을 삭감했다. 다행히 채용소식이 들리고 있다. 물론 예년 같지는 않지만, 봄볕이 사라지지 않듯 희망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선, 올해 취업시장에서 최고의 키워드는 치열한 경쟁률이 될 것이다. 스펙이 높고, 낮고를 떠나 멋진 작품인 이력서 하나 만들어 보자!
첫째, 솔직하게 작성하더라도 인사담당자에게 불리한 정보는 금물이다.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 끈기가 부족하다, 고집이 세다 등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솔직하더라도 숨겨도 될 것은 숨겨두자. 지나친 과장도 금물이다.
둘째, 최근 기업의 채용패턴 가운데 하나는 적재적소에서 일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다. 회사가 마음에 든다고 해서 모집분야가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묻지마 식 지원에서 벗어나자.
셋째, 이력서 작성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인사담당자는 꿈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 각오도 좋지만 꿈과 어떤 인재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혀보길 바란다.
넷째, 추상적인 이력서를 만들지 말며, 자신의 주관적 생각을 열거하지 말자. 성실하고, 대인관계가 좋다고 하는 것 보다는 학창시절 개근상을 수여했고, 현재 내 핸드폰에는 몇 사람의 연락처가 있고, 어떤 모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자.
다섯째, 자신의 능력을 정확한 데이터로 객관화 하라. 영어는 중급이상, 오피스를 잘 다룬다 보다는 자격증 명칭, 외국어 점수를 구체적으로 표기해라.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다 보다는 어느 곳에서 어떤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해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를 표기하자.
여섯째, 신입의 경우 경력사항을 채우기가 힘들다고 한다. 경력사항 가운데 봉사활동, 어학연수, 공모전도 좋지만 학과생활에 대한 경력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프로젝트 수행, 세미나 활동, 졸업작품, 졸업논문 등도 좋은 경력사항이라는 점 잊지 말자.
일곱째, 최소한 국어공부도 안 한 사람이 되지 말자! 유창한 문장력을 발휘하면 좋겠지만, 최소한 맞춤법이나 오•탈자는 물론 띄어쓰기라도 제대로 하자. 아무리 유명한 작가라도 자신의 작품을 여러 번 퇴고의 과정을 거친다. 구직자에게 있어 최고의 작품인 이력서를 멋지게 만들어 세상에 내놓길 바란다.
잔인한 4월이지만, 봄 꽃은 더욱 만개(滿開)할 것이다. 일자리도 더욱 풍성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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