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칼럼] ‘인턴’ 잘못 하면 ‘U턴’ 없다
고용한파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3월 실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회복의 신호탄이 조금씩 들리고 있지만, 고용 창출과는 무관한 듯 해 구직자들의 심경이 더욱 답답할 것이다. 특히 올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첫발을 내딛는 구직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실제 올해 1월은 지난해 1월 대비 청년층 일자리가 20만개가 감소했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20∼30대 청년층들이 생산적인 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이에 정부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다양한 일자리창출 대책을 내놓았다. 청년층 뉴스타트, 청년인턴제 등과 함께 대기업 등 민간기업에서도 일자리 나누기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한 행정인턴이나 민간기업의 인턴채용으로 청년구직자들을 조금이나마 흡수할 수 있었다. 물론 장기적 일자리가 창출이 아니라 단기채용이라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인턴직 증가는 정규직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청년구직자들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경력개발의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인턴취업의 경우 대부분 생계유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 자체도 단순 사무보조 업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청년구직자들이 일단 무직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한 대기업의 인턴경쟁률이 230:1을 넘었다는 것은 ‘묻지마식 입사지원’에 이어 ‘묻지마식 인턴지원’ 이 되고 있다.
청년구직자들에게 한가지 당부를 하자면, 인턴 참여기간에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의 전문성을 쌓지 못한다면 커리어선상에서는 공백기간으로 간주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턴 종료 후 구직활동을 재개할 때 채용담당자로부터 역시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
단적으로 공기업 행정인턴을 마친 후 마케팅이나 홍보 부서에 입사지원을 한 지원자에게 채용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그간의 경험으로 실무능력이 향상되었다고 평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청년구직자들은 현재의 일자리정책을 비판하기에 앞서 회사가 나를 선택하기 전에 내가 먼저 회사를 선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인턴취업에 있어 신중히 선택해야 할 것이다.
소위 취업빙하기라고 불리는 현재의 고용환경에서는 그나마 실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바로 인턴이기 때문에 구직자들이 더욱 인턴취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얼마전 한 구직자가 몇 백대 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어렵사리 얻은 인턴직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가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의 경력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다는 판단하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이는 애초 지원할 때부터 경솔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본다. 일자리 나누기의 최종 수혜자는 결국 구직자 자신이다. 반대로 잘못된 인턴취업으로 인해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면 그 책임은 바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인턴 잘못하면 U턴도 없다는 점 명심해보길 바란다.
/김동우 스카우트(www.scout.co.kr) 컨설턴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