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오늘은 어떤 말씀을 해주실 건가요?
네, 모든 직장인들의 관심사이자 또 회사의 관심사이기도 하죠. 연봉협상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회사에 입사할 때 신경 쓸 일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한 가지 민감한 부분이 바로 연봉협상인데요. 우리가 직장을 갖고 직업을 선택하는 이유는 고상하게 말하면 자아실현이고 좀 더 현실적으로 얘기하자면 생계유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장생활을 하기 때문에 직장인이라면 월급을 보다 많이 받기 위해 노력합니다. 누구나 자기 몸값이 매년 수직상승하기를 원할텐데요. 과연 연봉협상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오늘 알아보겠습니다.
Q2. 연봉협상은 신입의 경우보다 경력직에 해당되는 말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신입의 경우는 회사에서 제안하는 연봉 테이블에 맞춰서 평가받기 때문에 사실 협상이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통보로 결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연봉협상은 직장경력 3년 이상이 된 직장인이나 특수한 업직종에 종사하는 회사원에게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마저도 불경기로 인해 경력직도 연봉협상보다는 연봉 통보를 받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노동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올해 1·4분기 ‘사업체 임금근로시간조사’에 따르면 5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정액급여가 1.9% 오른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조사가 이뤄진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입니다. 분기별 정액급여 인상률은 1990년대 후반부터 5∼12%대를 유지해 왔다는 점에서 1%대 급락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불경기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 당분간 재직 상태에서 연봉협상을 통해서 연봉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Q2. 연봉협상은 아무래도 회사에게 유리한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일반적으로 연봉협상은 인사 전문가나 팀장급이 대상자와 개별적으로 진행합니다. 회사를 대표하는 인사 전문가는 연봉협상에 대해서 전문적인 교육이나 훈련을 받고 임하는데요. 수 십, 수 백번의 연봉협상을 통해 풍부한 실전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접한 회사와 기껏해야 1년에 한 번 정도 연봉협상을 하는 직원간의 협상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직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회사를 대표하는 인사담당자는 직원 전체의 연봉 정보를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업종, 동직종의 다양한 연봉 사례에 대한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밖에 없습니다.
Q 그럼, 만족스러운 연봉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항은 정보입니다. 지원자도 충분한 정보가 있어야 회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데요. 우선 동종업계의 연봉 수준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연봉정보 사이트라던지 헤드헌팅사나 채용 사이트에서 각 분야별 연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종업계의 현황에 대해 알고 있어야 자신의 위치와 수준을 비교할 수 있고 이것은 곧 협상에서 중요한 설득의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Q. 동종업계의 연봉 정보만 알면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말씀이신가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동종업계 연봉정보는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연봉정보만으로는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없구요. 지원 회사의 상황에 대한 정보도 필요합니다. 작년과 대비해 올해 회사가 달성한 매출, 시장에서의 위치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회사가 사업영역이 확대되고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면 그에 맞게 직원들에게도 대우를 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만큼 회사에 대한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회사의 상황을 제대로 알아야 자신의 몸값을 회사에서 납득이 갈 수 있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자신에 대한 명확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지난 1년간 본인이 어떠한 성과를 달성했으며 그것이 회사에 어느 정도의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 냉철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가 아무리 매출이 성장했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회사에 기여한바가 없다면 회사에서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지난 1년간 자신이 업무 내역을 자세하게 정리해서 업무에 대한 성과와 결과를 정리한 후 연봉협상에서 유용한 자료로 활용해야 합니다.
Q. 연봉협상시 주의할 점은 없나요?
감정 조절을 잘 하셔야 합니다. 성공적인 연봉협상의 기본은 감정조절입니다.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누구나 긴장하게 됩니다. 사실 연봉협상을 하다보면 민감해지기 쉬워서 평상심을 잃기 쉬습니다. 때문에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 하나까지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자신이 기대하는 연봉수준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 받았을 때 자신의 능력이 과소평가 됐다는 생각으로 불쾌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면 협상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습니다.
협상의 전제조건은 쌍방간 인식차이를 좁혀 가는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 푼이 아쉬운 지원자는 회사에서 제안 하는 연봉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협상에서 감정이 개입되면 불리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인사담당자에게 제시한 연봉수준 근거를 설명해 줄 것을 정중히 요청해야 합니다. 인사담당자의 설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후 반론할 내용과 근거를 미리 준비해간 자료를 제시하면 침작하게 설명합니다. 감정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서는 연봉협상을 할 때 가급적 말을 아끼고 회사측의 입장을 들어본 후에 바로 답변하지 않는 ‘Slow’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직/전직하기 전에 연봉협상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SLOW 전략으로 밀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회사측에서 원하는 연봉을 제시했다고 하더라도 좀 더 생각해보고 연락을 취하겠다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직무열정과 연봉 요구와의 균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인데요. 회사에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비춰지면 신뢰감을 잃을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은 별 문제가 안된다는 인상을 줘도 무능력자로 보이기 때문에 주의해야합니다. 연봉협상을 통해 기업주는 지원자가 얼마를 받기 원하는지 알기를 바랄뿐만 아니라 직무에 대한 열정도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그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것도 주의하셔야 합니다.
Q. 연봉협상은 회사가 유리하고, 지원자는 불리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렇게 되면 연봉협상에서 노사협상처럼 대립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많겠는데요?
모든 상황이 지원자에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봉협상에서 회사를 적대시하고 대결하는 자세로 임해서는 안됩니다. 돈이냐 일자리냐라는 이분법적 태도로 협상에 임하기 보다 내가 맡고 있는 직무에 대한 프로의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지금보다 더 괜찮은 보수를 받기 원한다는 입장을 균형있게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회사는 필요로 하는 인재라 판단된다면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지원자가 원하는 연봉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역량과 능력을 벗어나는 연봉을 제시하는 지원자라면 채용되기가 힘든데요. 연봉협상에서는 회사도 지원자를 배려해야하지만, 지원자도 회사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절대 진리는 ‘내가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이어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Q. 말씀을 들으면 정말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많은 분들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회사를 배려해서 연봉협상을 성공적으로 한 사례를 말씀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네, 실제로 어려운 회사의 입장을 최대한 배려해주는 유연성을 회사 경영진에게 보여서 만족스런 결과를 얻은 지원자가 있는데요. 벤쳐기업에 지원한 경력 5년차의 프로그래머였습니다. 우선 전 직장에서 받은 연봉을 먼저 공개한 후, ‘첫 연봉은 회사의 경영 사정을 고려해 상호 부담이 없는 선에서 책정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 후, ‘추후 재협상에서는 성과에 따라 연봉을 재조정해주는 조건이라면, 지금 당장은 연봉이 기대에 못 미쳐도 전혀 상관은 없다’고 회사측의 입장을 고려한 발언을 했습니다.
경영진에서는 ‘회사의 입장을 먼저 배려해줄 수 있는 직원은 처음 본다’며서 적정선에서 최대한 배려가 될 수 있도록 연봉을 정해보겠다는 답변을 했고, 이렇게 해서 결정된 연봉에 지원자 역시 만족을 했다고 합니다.
Q. 말씀하신대로 회사가 어려우면 회사 입장을 생각해주는 것도 맞지만, 연봉이라는 것이 개인의 시장가치를 말해주는 건데, 후에 이직이나 전직을 할 때 저평가되는 요인은 아닌가요?
요즘처럼 회사가 어려울 때 회사에 자신의 희망연봉을 먼저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참고로 앞서 말씀드린 경우는 지원자가 전 회사의 기존 연봉을 먼저 밝혔고, 희망연봉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경영여건을 고려해 연봉을 책정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셈인데요. 덕분에 회사측에는 연봉에 연연하지 않고 오히려 업무성과에 관심이 많은 직원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어 결국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습니다.
단, 여기서도 주의할 점은 있습니다. 연봉협상 전에 협상 연봉 금액의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이전 회사의 연봉 기준에서 일정 범위를 잡고, 지원회사에서 제시한 연봉이 내가 정한 연봉범위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회사 입장을 고려해도 자신이 정한 연봉 범위에서 한참 아래로 벗어난다면 고민해봐야 합니다.
질문하신 것처럼 일단 회사에 입사하면 연봉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가상승분에 맞춰 연봉을 올려주는 회사는 거의 찾기 힘듭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분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중소기업으로 전직을 했는데, 연봉을 대기업에서 받던 것보다 많이 깎여서 왔습니다. 면접시 지원한 팀의 팀장이 해마다 10% 연봉을 인상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1%도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팀은 일을 많이 해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 회사 전체가 어렵다는 이유로 동결이 됐기 때문입니다. 한 번 책정된 연봉은 재직기간동안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최초 연봉 협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구두로 한 약속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협상시에 구두로 하는 약속에는 주의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아까 불황으로 인한 급여 인상률이 역대 최저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렇게 불황일 때는 연봉협상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물론, 불황일때도 연봉협상을 위한 전략이 있습니다. 다섯가지 가지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첫째, 업계상황과 동종업계 연봉동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모르는 곳을 갈 때는 지도가 필요하듯, 현재 나의 위치를 명확히 알기 위해서는 동종업계 연봉정보가 필요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동종 업계 연봉정보는 호경기 불경기를 떠나 연봉협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정보입니다.
‘불황’이라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냉정하게 시장 흐름을 파악해야 회사와 동등하게 협상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회사의 영업이익과 경기침체로 인한 손실요인은 어떤지, 업계와 동일직종의 연봉동향은 어떤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정확한 몸 값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둘째, 불황에도 성과를 낼 수 있음을 강조해야합니다.
불경기일수록 기업은 투입 즉시 성과를 내는 인재를 찾기 마련입니다. 성과에 대한 자신이 있다면, 현재 지원 업종이나 기업의 상황과 연결해 수치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데이터 제시를 통해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데요. 여기에 올해 자신이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예상 성과도 함께 제시할 수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셋째, 충성심과, 애사심을 보여야 합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힘은 기업이든 개인이든 외부보다는 내부에 있습니다. 불경기가 되면 기업은 다른 때보다 ‘충성도’나 ‘성실성’, ‘애사심’ 등과 같은 기본 덕목을 더욱 주목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정서적인 결속력을 중요히 여기고 ‘내 식구’라고 판단되면 더 단단히 챙기고자 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충성도나 애사심을 추상적인 말로 표현하기 보다는 입사 후 회사에서 본인이 달성해 나갈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며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직속 상관을 비롯해 인사담당자나 임원 등 협상 당사자들과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 외에 주변 동료의 ‘평판관리’에도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합니다.
넷째, 보상제도, 복리후생도 챙겨야 합니다.
연봉 이외에 연봉과 같은 효과를 누리는 것이 복리후생입니다. 직접적인 연봉 인상이 어렵다면 각종 보상제도와 복리후생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상여금, PS라고 하죠? 이익에 따른 수당, 계약금, 주식, 스톡옵션 등의 보상제도를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차량제공, 교육비 지원, 주택 혹은 주택구입 자금 제공 등도 챙겨볼 만 합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연봉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가 있고, 기업도 성과창출에 대한 동기를 유발함과 동시에 연봉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회사가 먼저 얘기하게 해야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자신의 의중보다 회사의 뜻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slow 전략을 말씀드렸는데요. 회사의 제안을 받은 후 바로 반응하기보다는 얼마간의 침묵을 지키면 상대적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가령 ‘얼마를 주십시오’ 라고 속을 내비치기 전에 ‘저와 같은 경력을 지닌 사람에게 얼마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본다면 기업이 생각하고 있는 선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지금껏 연봉협상에 대해 여러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정리를 해 주시죠.
네가지 항목으로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동종업계의 연봉 수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보한다.
둘째, 회사의 현재 상황과 시장에서의 위치 등에 대해 파악한다.
셋째, 나 자신의 업무성과에 대해 정리하고 인지한다.
넷째,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Q. 마지막으로 연봉협상이 실패할 경우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말씀드린 협상방법론 대로 연봉협상에 들어가도, 회사가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상을 전제로 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로 연봉을 책정하려 한다면 이직밖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정말로 연봉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을 한다면 최악의 상황에서는 본인 몸값을 제대로 쳐주는 회사로의 이직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해야 합니다. 모름지기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적에겐 배수진을 치지 않고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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