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진 성공은 도전과 실패에서 배운다
필자가 만나는 다양한 캐릭터의 구직자들은 구직기간이 길어지면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이젠 어떤 일이라도 시켜만 주면 할 수 있다, 고 간절한 눈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은 정작 그 어떤 일이 눈 앞에 주어졌을 때 결코 선뜻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한달 최저 생계비를 일단 고려해야 하고 하는 일도 자신한테 잘 맞는지 안 맞는지를 고민해야 하고 주변의 시선들도 감당할 만한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이 간절하게 말했던 것처럼 ‘어떤 일’에는 다양한 조건과 다양한 이유가 들러붙어 쉽게 ‘나의 일’이 되지 않는다. 다시 또 반복적이고 습관적으로 입사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고 재다가 포기한다.
이즈음, 올해 26세 미국인 청년 다니엘 세디키(Daniel Seddiqui)의 이야기는 눈길을 끈다. 그는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명문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하고도 2년 넘도록 파이낸스 분야에만 40여 군데 입사지원서를 내고도 모두 탈락했다. 이후 그는 절망 속에서도 무언가 깨닫고 짐을 챙겼다. 그리고 새로이 목표를 세웠다. “50주 동안 50개 주를 돌며 50가지 직업을 체험하는 것.”
2008년 9월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교회 자선단체에서의 일을 시작으로 2009년 6월 현재, 그는 37번째 버지니아 주에서 37번째 직업인 정원관리인을 체험 중에 있다. 그의 뜨거운 열정과 도전과 모험정신은 충분히 감동받을 만 하다. 누구는 무모한 도전이라 손가락질 했고, 누구는 금새 포기하고 돌아올 것이라며 비관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여정은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고통스러우며, 때로는 감격스럽고, 보람되고, 벅차 오를 것이다. 그가 마지막 도전을 끝냈을 때 그는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해 있지 않을까? 그는 희망이 넘치고 스스로를 위해 기회의 문을 열었으며 절망의 희생양이 아닌, 끝없이 창조하고 꿈꾸는 젊은이의 표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어떤 구직자는 말한다. ‘전문성을 키우는 일을 하고 싶어요.’ 라고. 그래 좋다, 그럼 지금 무얼 할 수 있지? 물으면 애꿎게 머리를 긁적인다. 또 어떤 구직자는 말한다. ‘남한테 아쉬운 소리 해야 하는 영업은 죽어도 싫어요.’ 영업직군에 있으면서 우수한 성과를 달성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해 나가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어떤 구직자는 ‘OO,라고 이야기하면 누구나 알만한 기업에만 입사지원 할 겁니다.’ 라고 말한다. 오호라, 그렇다면 그 기업들이 어떤 조건을 요구하는지 알고 그 조건을 갖추었나. 우물 안에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기업도 채용을 하기 위해 연구를 한다. 보다 뛰어나고 우수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 채용전형을 계획하고 전형을 복잡하게 만들어 거기에서 통과하는 이들을 ‘인재’라고 이야기하며 반긴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게 채용하여 교육시켜도 입사 후 1년 안에 퇴사하는 신입사원이 그렇게 많다고 한다. 어렵고 힘들고 자존심 구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더 나은 조건, 더 나은 환경을 찾아 사표를 던져버리기 때문이다. 부디 그러한 쉬운 포기를 하지 않기를 바라며 기업은 ‘도전정신’이 우수한 사원을 채용하고자 면접질문을 선별한다.
“당신이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언제입니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습니까?”라는 면접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그렇게 힘들었던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낙관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씩씩하게 생활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편 안정지향을 추구하며 되도록 힘에 부치는 일에는 도전하지 않았고 혹은 너무 쉽게 포기해 버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 멋쩍게 웃으며 지금 맞닥뜨린 구직활동 기간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기업은 당신이 입으로만 도전정신이 투철하다고 이야기 하기보다 몸으로 부딪치고 실패도 했다가 결국 이겨내는, 눈빛이 살아있어 결국 그 정신력으로 성과를 가져오는 인재이기를 바란다.
어떤 구직자들은 스스로를 ‘자조족(自助族)’이라고 칭한다. 구직이 어려우니 스스로를 고용하여 창업을 하거나 2잡(job) 혹은 3잡(job)을 가지고 종일 땀을 흘리거나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는 이들이 있다. 10년 후쯤에는 이런 일을 해보고 싶다며 꿈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이들이 모여 가능성을 만들어내고 ‘성공한 사람’의 대열에 서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정확히 10년 후 그들은 과거 10년 전 그 무모했던 도전과 열정을 회고할 것이며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고백할 것이다. 그렇기에 도전하는 사람들, 지금은 구직기간이 고통스럽지만 미래에 대한 그림을 자유롭게 그리는 그들의 열정이 진짜 값지다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최현정 스카우트(www.scout.co.kr) 커리어 컨설턴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