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09-10
취업전략, ‘의지와 눈높이에 달렸다!’
조귀열 _ ㈜스카우트 홍보팀장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맘때, 익은 곡식을 바라보면 마음마저 풍성해지는 10월이다. 풍요로운 가을걷이가 한창이지만, 요즘 우울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바로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의 심경이 더욱 그렇지 않나 싶다.
지난달부터 하반기 공채시즌이 시작되었다. 예년이면 이맘때가 최고 절정을 이루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직자들만 바쁘다.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보다는 구직자들간 눈물겨운 구직행렬만 줄지어 있을 뿐이다.
얼마 전 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네가 DK형 취업시켜주었다며 나랑 잘 아는 동생이 있는데 너한테 이력서 보내 줄 테니, 잘 아는 인사담당자한테 전화해서 취업 좀 시켜줘”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런 식의 전화는 한 두 번이 아니었기에 새삼스럽지는 않다.
“내가 무슨 재주로 사람을 취업을 시켜주니, 취업은 본인이 하는 거야 나는 그냥 그 형에게 이런저런 정보를 주고 상담을 해 주었을 뿐이야, 그 형의 노력으로 취업이 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 친구는 내가 무슨 대단한 백(?)을 가진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지 다소 실망하는 눈치여서 다시 친구에게 이력서를 보내주면 우리회사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데 그쪽 컨설턴트분께 소개해주겠다고 마무리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간단한 이력서조차 오지 않고 있다. 만약 내가 구직자라면 이렇게 뜸을 들이지는 않았을 텐데.
취업은 본인의 의지와 눈높이에 달렸다. 그 어떤 누구도 일 자리를 만들어 바치지는 않는다. 물론 그 친구뿐만 아니다. 주위 친구나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내용이지만 이런 전화를 받을 때 마다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난 8월호에 본지를 통해 두 선배의 사연을 이야기 한 바 있다. 한 선배는 38선이 지나자마자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고, 다른 선배를 전직을 염두하고 있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 자존심에 상처만 입은 사연이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두 선배는 각기 새로운 직장을 찾아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두 선배는 퇴직의 고통은 잠시였지만 전직을 통해 얻은 새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은 것 같다. 그래서 예부터 ‘인생사 세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한 것 같다.
앞서 언급했듯이 하반기 공채시즌이 한창이어야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속담처럼 풍성한 가을잔치가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공채시즌이 끝나는 11월 초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
지면을 통해 올해 하반기 취업전략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기업 취업전략
올 하반기 대기업 채용은 인•적성 검사와 영어말하기 시험이 합격의 관건이다. 시중에 나온 인•적성 검사 문제집을 최소 3~4권은 풀고 시험에 임하는 것이 좋다. 게다가 올해는 예년과 다른 형태로 인•적성 검사가 출제되는 기업이 많다고 하니, 기존 문제집을 이용해서, 문제 유형을 익히기 보다 사고하는 방법부터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토익보다 영어말하기 시험이 채용전형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그룹의 경우 토익 대신 영어말하기 성적으로 영어시험을 대신한다. 또한 영어말하기 시험을 채택하는 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물론, 토익은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 영어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 되고 있다. 하지만, 영어말하기 시험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 지원 가능한 대기업 수는 현저히 줄게 될 것이다.
▲외국계기업 취업전략
국내 기업보다 자유로운 기업문화와 영어만 잘하면 들어갈 수 있다는 외국계 기업에 대한 환상을 버리자. 국내 기업 못지 않게 경직된 문화와 낮은 연봉을 지급하는 외국계 기업은 생각보다 많다. 또한, 영어만 잘해서는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힘들다.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영어만 잘해서는 안되고, 영어도 잘해야 한다.' 외국계 기업에 대한 보다정확하고 자세한 조사가 선행될 때, 취업은 현실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취업전략
중소기업은 채용 후 오래 다닐 인재를 원한다. 대기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은 입사 후 1년 이내에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에서는 장기간 회사에 남아서 일할 인재를 채용에 있어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따라서 입사지원 시 기업들이 요구하는 충성도, 애사심을 강조하는 것이 취업전략으로 유효하다. 특히 자신의 스펙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필히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면접에서 회사에 대한 애정과 꼭 ‘입사하고 싶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중소기업 중에서도 매출 수준이 높고 기술력이 뛰어난 ‘강소기업’은 대기업 못지않은 일터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 두자.
한 야구구단의 팬들은 매년 가을만 되면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플래카드가 경기장 곳곳에 붙어있다.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 또한 ‘가을잔치’가 남의 잔치가 아닌 나의 잔치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의지와 눈높이 조절’만이 풍성한 가을잔치를 만끽하는 승자가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