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에세이]09-11
유망 중소기업에서,‘호연지기’펼쳐라!
조귀열 _ ㈜스카우트 홍보팀장
플라타너스 잎들이 하나 둘씩, 가을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게다가 찬바람 한 번 휘몰아칠 때면,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 마음마저 을씨년스러워질 11월이 다가왔다.
겨우 두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이 오늘 따라 더욱 나풀거려 나의 마음도 덩달아 숨이 가쁘다.
우리 속담에‘아무리 바빠도 바늘 허리 매어 쓰지 못한다’고 한다. 새해벽두에 세운 자신의 목표와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해서 남은 두 달 동안 허겁지겁 쫓아가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삼국지의 많은 영웅담 가운데 필자는 유비가 손권의 부하인 육손에게 패한‘이릉대전’대목에서 너무나 한탄스러웠던 것이 기억이 난다. 취업 이야기를 하다 뜬금없이 삼국지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오늘의 현실과 그 당시의 세상살이나 별 반 차이기 없기 때문에 몇 가지 삶의 지혜를 나누고 싶어서이다.
촉나라 관우가 한창 전승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관우는 무리한 공격에 나섰다가 결국 오나라의 전략에 휘말려 손권에게 최후를 맞게 된다. 그리고 이를 슬퍼하던 장비와 유비는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다. 원래 성격이 불 같은 장비는 오나라 공격에 나설 채비를 하던 중, 자신의 부하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 그의 부하들은 장비의 무리한 전쟁준비와 폭행을 견디다 못해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장비를 죽이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유비는 더욱 손권에 대한 적개심을 불태운다. 제갈공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비는 오나라로 진격한다. 하지만 유비는 전쟁터의 수장이 어린 육손이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자신감에 차있었다. 하지만 유비는 손권의 어린 장수 육손에게 대패하고 만다. 그리고 삼국통일의 꿈은커녕 오히려 국가존립마저 걱정해야 할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들이 도원결의를 맺으며 죽음도 함께하자고 했지만, 대업을 위해 좀더 침착했으면 삼국지의 스토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를 일이다.
어느덧 대기업 중심의 하반기 공채도 이제 하나 둘씩, 마감을 하고 있다. 구직자들 역시 한창 조바심을 낼 시기이다. 하지만 아직 채용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중소 및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삼국지의 제1라운드는 위나라의 조조, 촉나라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이 치열한 전쟁과 동맹 그리고 지략으로 국가를 건설, 수성했다면 제2라운드는 그 후손들의 몫이었다.
조조가 물려준 위나라는 4대에 걸쳐 이어지지만 결국 사마의와 그의 후손 사마사와 사마소가 차례로 왕위를 이어받는다. 사마소의 아들 사마염은 조씨의 위나라를 없애고,‘진나라’를 세우며 황제가 된다. 나약해진 촉나라와 후계구도 문제로 내분에 휩싸인 오나라를 쉽게 통합하면서 100년 동안 나뉘어 어지러웠던 천하가‘진나라’로 통일된다.
필자가 삼국지의 내용을 오늘날 구직시장에서 견줘볼 때‘중소 및 중견기업’입사를 통해 훗날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면 바로 큰 대업을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면을 통해 유망 중소기업을 선별하는 능력을 길러보자.
요즘 같이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 신규인력의 진입장벽이 높은 대기업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유망 중소기업을 선택,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비전을 높이는 것이 취업난을 극복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평생직업으로 삼을 직종을 정한 후 유망 중소기업에 들어가 경력을 쌓으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높인다면 3~4년 후 자신이 원하는 기업으로 입사 할 수 있다. 또한 우수 인재로 평가 받게 된다면 빠른 승진의 기회를 잡아 대기업 못지 않은 성공적인 직장인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임금이나 복리후생, 근로조건 면에서 대기업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 이지만 능력에 따라 생산성의 차이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문화가 발달되어 있어 전체적인 업무를 다루기가 힘든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전반적인 업무처리 방법을 빠르게 익힐 수 있다. 또한 대기업에서 대리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4~6년이 걸리지만 중소기업은 그 절반인 2~3년이면 승진할 수 있다.
반면 주의할 사항으로는 기업명이 생소한 경우 견실한 중소기업인지 알기 쉽지 않다. 따라서 스카우트 등의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검색 기능을 이용해 알고 싶은 기업의 자본금, 사업내용, 사업규모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또한 꾸준히 채용정보를 모니터링하면서 구인을 자주 하는 기업은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이직률이 높다는 것은 여러모로 안정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간판보다 자신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내실을 갖춘 중소기업이라면 대기업 못지 않은 비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다. 제1라운드, 제2라운드에서 패했더라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진정한 대업을 이루는 것이다. 한 두 번의 실패에 낙담하기보다는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호연지기’의 큰 마음을 세울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권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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