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大 절대평가 폐지, 경쟁력 높일까 경쟁 부추길까
[포커스신문사 | 김세혁기자
“학점 인플레 막고 학생 경쟁력 강화 위해”
진리탐구 진면목 부활 기대
학점경쟁 등 부작용 우려도
다른 대학 참여여부도 관심
“기초 경쟁력 높아질 것.” vs “학점 경쟁 부추길 것.”
연세대가 학생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절대평가 폐지를 선언한 가운데 타 대학의 참여 여부를 놓고 귀추가 주목된다.
연세대는 8일 ‘학점 인플레’를 막고 올바른 경쟁 기반의 평가를 확대하고자 영어 원강을 제외한 모든 수업에서 절대평가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연세대는 절대평가를 허용했던 교직이수 과목과 음대실기, 현장실습, 이공계 실험수업 등의 A학점 배당도 평가인원의 최대 50%로 제한키로 했다.
현재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교생실습 등 일부 교직이수 과목과 고전읽기 및 글쓰기 등에서 A학점 비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서강대도 20명 이하의 수업과 실험실습, 교직과목, 졸업논문에서 절대평가를 인정하고 있다. ‘모든 수업은 상대평가’라는 원칙을 세운 서울대마저 전공의 경우 교수가 정해진 A학점 비율을 넘겨도 제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는 그러나 절대평가가 A학점을 남발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으며, 경쟁을 통한 공정한 평가를 확대하는 것이 대학의 핵심 역량을 키우고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연세대가 영어 원강을 제외한 전 수업에서 절대평가를 전격 폐지키로 하자 대학가 일각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졸업자들이 취업 시험을 볼 때 주요 요건으로 평가되는 학점을 둘러싼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것. 학생들의 동료 의식과 창의력 역시 억눌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KAIST 관계자는 “다들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인데 인위적으로 줄을 세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 학교의 판단”이라며 “잘하면 모두 A를, 못하면 모두 F를 주는 것이 오히려 옳다”고 말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재학생 인터넷 커뮤니티에 ‘절대평가를 사수하자’ 등의 주장이 잇따르자 이번주 내로 교무처 관계자를 면담하고 대응 방향을 결정키로 했다.
반면 절대평가 폐지를 환영하는 의견도 있다. 토익이나 자격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학생들이 더 이상 전공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돼 대학 본연의 취지가 살아난다는 것.
취업포털 스카우트의 조귀열 팀장은 “연세대의 결정으로 진리와 학문을 탐구하는 상아탑의 진면목이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삼성, LG 등 많은 기업들이 토익보다는 전공 상식을 물으며 성실함이나 능력을 가늠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로서는 전공 지식을 제대로 쌓는 것이 오히려 취업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