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 긴데 심심하신 분 읽어주세요. 김계영님이랑
안녕하세요.. 김계영님 외 심심하신 분들.
지금 막 시험 보고 왔습니다.
그냥 저도 심심하기도 하고, 하고픈 말도 있고 해서 글 올립니다.
제 글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딜까 해서 간단히 약력(?)을 적어보면,
전 77년생 여성이구요. 우리나라서 서울대 담으로 좋은 미대 지난 2월에 졸업했습니다. 어학연수 경험 있어 영어로 말 좀 하구요. 일어는 작년부터 한 8개월 학원에서 배운 게 전부인 초~짜. 뭐 믿고 문화원 넣었냐구요? 전공불문인게 맘에 꼭 들어서... 미술관련된 일 안하려 하니 전공땜에 점수 무지 깎이더라구요 어떤 면접관은 나보고 대학갈 때 수능 보고 들어갔녜요.. 마음 아프죠.. 낮에는 그림그리고 밤에는 공부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해 들어갔는데.. 아직도 이런 미술인 경시풍조가 남아있었다니...
필요없는 얘기 너무 많이 했네요.. 맘에 맺힌게 많아서-_-
어쨌든 문화원서 서류패스했다 소식들은 건 뜻밖이었어요. 원서는 특별한 양식없구요.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를 영어나 일본어로 제출하라 라더군요. 전 영어로 썼구요.. 외국어부분에 영어유창 일어가능.. 이런 식으로 썼죠. 8개월이라도 공부한게 아까워서 히 힛^^;
서류패스 알고난후 필기시험까진 사흘 있었는데요.. 전화해서 아무리 물어봐도 안가르쳐주는거에요..치사스럽게스리.. 일본어로 나오면 아예 안 갈 생각이었거든요. 그래 여기에 도움을 청했고.. 고맙게도 답변을 얻을 수 있었죠.. 그.러.나... 참.. 암울했습니다. 대부분 일어문제이고 시사적 단어도 많아 어렵다니요... 그 사실을 알고나니 암껏두 못하겠더라구요.. 일본에 대해 공부해보려구 관련서적들도 학교도서관서 빌려놨는데..
그렇게 걱정하며 하루를 보내고 이틀째에는 아예 딴 일 했어요. 먼저 면접 본 회사 있었는데 나와서 분위기도 익히고 사장님도 보고 하라대요.. 모든걸 잊고 그 회사에 전념했죠. 그리고 저녁때...성경말씀 봤어요.
우연찮게 그 때 본 말씀이 머였냐면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항해하시다가 풍랑 만난거였어요. 아 예수님이 함께 하신 삶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삶이구나 알게 됐고.. 그 다음 마지막날은 맘 편하게 낮잠 실컷 잤어요.
여기가 하나님의 뜻이면 내가 아무리 바보라도 합격시킬 것이요. 아니라면 아무리 발버둥쳐도 날 안 보내실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죠.
근데 오늘 막상 거기 가니까말이죠.. 슬슬 무서워지더라구요. 여기저기서 일본말 들리구, 벽에 있는 안내나 벽보도 죄 일본말..
자리에 앉아서 생각했죠.. 하나님 백지만 안 내게 해주세요.. 결과는 어차피 하나님손에 다 맡겨버렸으니 당장 이 순간 망신만 안당하게 아무거라도 쓸 수 있는 객관식 문제를 달라구요.
시험지 받는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리며 손이 부들부들 떨리더군요..문제는 주관식만 두개였거든요. 그래서 슬펐냐구요? 아~니~에~요
1번문제는 일어였는데 답을 일어나 영어 아무거로나 하라더군요. 2번은 10장쯤 되는 지문읽고 답하기였는데 영.어.였어요. 물론 답도 영어로...
여기서 오해하시면 안 될 게 영어라서 자신있었단 뜻은 아니거든요. 일어보단 저한테 백배쯤 낫다는거죠..
문제지 받고 감사기도했습니다. 그 기분,감동 말론 표현 못해요..
이제부터 궁금해하실것 얘기할께요.
오늘은 남자여자 합해서 38명 왔어요. 님께 알려드리려 셌답니다. 그 중에 몇명 뽑는지는 역시 대답 안하더군요.
문제는, 말 해도 되나?? 하하 괜한 걱정같다 기억나는걸 어쩔테냐..
1번문제는 최근의 한국과 일본의 관계랑 그에 따라 일본문화원이 해야 할일을 쓰는거구요.
2번은 요즘 일본 젊은 세대에 관한 아티클을 주고요..(무지 길었음) 500자 이내로 요약하고, 자기 의견같은거 말하시오 였어요. 두문제 다 일어랑 영어로 씌어있어 맞게 읽은건지..참.
시간은 한시간 반.. 다들 모자라했어요. 그리고 지원자들을 대충 보아하니 저보다 어려보이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다들 어딘가에서 사회경험하고 오신 분들 같았어요.
하튼 전 거기 안되도 조금의 미련도 없구요, 만약 기적이 일어나서 면접보러 오라하면 더 걱정이죠.. 참 신기한 체험을 한것같아 기쁜맘이에요.
님께서도 올 8월 졸업이시라니 조급하게 생각 안하셔도 될 듯해요.. 다른 데와 달리 어린 사람 선호하는 분위기도 아닌 것같구요.. 내실 있게 탄탄히 준비하셔서 지원하심좋을듯 하네요.
언제 다음 채용계획이 있는지, 중요한걸 몰라 죄송하구요.. 여기까지 읽어주신거 감사합니다.
그리고 위의 글들은 제 경험에 기초해 쓴 거니까요,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고 지워지진 않겠죠?
좋은 하루 되시구요, 다들 좋은 소식 들으시길 바랍니다.
혹 여기까진 읽으시고, 일본 문화원에서 왜 영어로 내냐고 화내실 분. 제발 문화원에 항의하지말아주세요.. 저같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줘본건데.. 너무 심각하게 생각안해주셨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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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능력검사란 어떤거져?
: 면접전인데 준비를 어쩌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