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부터 제가 당했던 엽기면접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면접보았던 곳은 L모,H모,S모 반도체가 아닌 전혀 생소한 이름의 경기도의 소재의 회사였습니다. 서류전형을 거쳐 이메일로 합격을 통보하더군요. 전화를 걸어 면접에 필요한 사항을 대충 듣고 다음날 찾아갔죠. 처음 가는 길이라 찾는데 힘이 좀 들었죠. 그래도 길을 물어물어 찾아갔죠. 가는 도중에 XX반도체에 전화를 걸어 다시 길을 물어봤죠. 그랬더니 그 회사 말단 직원 같은 넘이 귀찮다는 듯이 '어제 알려드렸잖아요. ' 라며 짜증 비슷하게 말하는 게 아닙니까?
전 순간 황당했죠. 지 회사지원한 입사지원자를 담당자란 넘이 그런 식으로 응대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싸가지 바가지) 그래도 목마른 넘이 우물판다고 당장 아쉬운 건 저니까 '제가 초행이고 이곳 지리를 잘 몰라 그러는데 다시 한번만 알려주십시요.'라고 정중하게 말하고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찾아갔죠. XX반도체에 도착하니 수시채용이라 저말고 면접보러 온 사람은 하나도 없더군요. 정문에서 출입증 발급받고 안내받은 대로 갔더니 그 전화받던 담당자 넘이 기다리더군요(싸가지 없는 개이쒜이, 생긴 것도꼭 쥐새끼 닮았슴다.)
그 담당자따라 보안처리된 출입문(그래봤자 생체인식이 아닌 카드 리더기 수준이었지만,,,)을 지나 실무진 면접을 보러 부푼 가슴을 안고 걸어갔죠. 면접실도 따로 없는지 부장이란 넘 책상 옆에 의자를 가져다가 면접을 보았죠. 면접이란 거 대충 뻔하죠. 자기소개 좀 해봐라, 꿈이 뭐냐 등등...... 나름대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했습니다. 계속 자기소개를 했죠. '성격은 조금은 내성적이고 어쩌고 저쩌고.... ' 근데 난데없이 부장이란 작자, 제 말을 끊더니 '말이 없고 조용한 사람은 되게 못됐어, 당신도 그렇지? 당신 얼굴 보니까 되게 못된 것 같아. 그렇지? 내말 맞지?'이러더군요.
(참고로 전 험악한 얼굴도 아니고 못생긴 편도 아님) 여지껏 살면서 전 인상좋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걸랑요. 순간 머릿 속에 '아하 이게 압박 면접이란 거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발력있게 대답했죠. '그렇지만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어쩌구 저쩌구......(중략)..... 이와 같이 노력하였습니다. 주위 사람들 평가도 편안하고 따뜻한 사람이란 소릴 많이 들었습니다.'
부장 왈 '아니야 못됐어. 당신 못된 거 틀림없어.'
전 벙쩌서 가만있었죠. 제가 더 이상 뭐라 그럽니까? 잠시 침묵이 흐르고 다음엔 토익 점수를 가지고 트집이더군요. '이 점수가 잘나온 것이라 생각하나? 당신 머리 나쁘지.' 참고로 전 토익이 시원찮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소릴 들을 정도는 아닙니다. 저는 '토익 점수를 원하신다면 입사 후 6개월 안에 900점으로 올리겠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했죠. 부장 왈 '아니야 머리 나쁜거야 . 당신 머리 나쁘지?' 이외에도 별별 꼬투리 잡고 늘어지더군요.
심지어 '미친 놈, 거짓말장이'라고 몰아붙친 적도 있었어요. 하여간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고 면접을 봤지만 그래도 꾿꾿하게 견뎠죠. 면접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가 무지 초라해 지더군요.
'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근데 내가 오늘 본 것 면접 맞나? 왜 뒤집어 엎고 나오지 않았지? 처음 못됐다는 소리 들었을 때 바로 나와 버릴 걸.....' 내가 제정신인지 그 부장이하 담당자 넘들이 제정신인지 모르겠더군요. 취업하겠다는 일념으로 압박면접인지 인민재판인지 모를 엽기면접을 얼떨결에 보고나니 마치 강간당한 기분이었습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의 그 억울함은 결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하여간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그런 회사엔 합격이 돼도 가지않겠다는 거였죠. 인성을 파악한다는 미명 아래 인권을 유린하는 면접제도를 유지하는 회사가 과연 잘 될 수 있을까.
'미친 넘, 돌대가리, 못된 넘'등 제가 그날 당한 모욕은 아무리 압박면접이라곤 해도 너무 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날 밤 잠을 자는데 꿈속에서 그 부장 넘이 끊임없이 절 괴롭히더군요. 한 대 쥐어 박을려던 순간 전 꿈에서 깨서 일어났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전 생각했죠.
'아 또 하루가 시작됐구나. 이제 또 열심히 원서쓰러 다녀야지.' 아침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군요. 그 면접을 보던 부장인데 1차 실무진 면접이 통과됐고 2차 임원 면접이 있다고... 그래서 전 자신있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당신 회사엔 안가겠다'고......
여러분 제 판단이 틀린 걸까요?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회사 선택의 중요한 기준중의 하나는...
: 전 색약인데 신체검사에서 결격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