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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처음 써보게 되네요.
저는 경력 5년 정도 기술 상담 직에 몸을 담았던 30대 여자입니다.
지방대학교 공대에 아주 형편없는 학점에 어떻게 운 좋게 괜찮은 회사에서 기술 상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는 몇군데 다녔지만 나름대로 회사에서 인정도 받았고 잘만하면 괜찮은 직위까지 올라갈 수도 있
을뻔 했는데..
항상 일에 대한 만족감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마지막 회사에서 정말 마음이 쓰라릴 정도로 힘든 시간들이
있어 회사를 접고 잠시 쉬었습니다.
경력이라곤 기술 상담직뿐이지만 영업관리를 해 보고 싶은 생각이 커서 그 쪽으로 지원을 많이 했는데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아마도 나이에서 밀리고, 경력이 없고 그래서 인거 같아요.
그러다가 치과재료 같은걸 수입해서 국내에 공급하는 한 회사에 계약직인데 보수가 좀 큰 회사에서
상담직을 구한다고 하더군요. 정말 상담직을 하고 싶진 않았지만 너무 오래 쉬었고, 영업 지원 부분에는
취업이 영 될꺼 같지 않아 지원을 했는데 1차 면접에 오라고 하더군요.
면접관 3명이 앉아서 처음 물어보는 말이 " 기술 상담을 오래 했는데 내가 컴퓨터 같은거 잘 몰라서
전화해서 물어보면 거기서도 몰라서 한 참 헤매다가 나중에는 결국 엔지니어를 바꿔주던데"
라며 얼굴을 찌부리면서 물어보더군요.
본인도 상담 파트에 있다면서 왜 한 부분만 보고 그런걸 나한테 면접시에 물어보는지 조금 의아해 했지만
나름대로 생각을 말씀 드렸고 최대한 면접에 잘 임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면접관들이 보는 나의 나이와
경력에 왜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말하는 족족 불만이 가득찬 얼굴이더군요.
그렇게 불만식으로 면접을 볼 거라면 왜 나를 오라고 했는지 기가 차더군요.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2만원 주네요. 어딜 가면 면접비 안 주는 곳이 더 많지만 여기 줬다고 해서 고맙지도 않았고
별로 기분 좋은 돈도 아니여서 그냥 막 소비했습니다. ㅋㅋ 버릴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거기서 준 돈을
저축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탐탁지도 않은 사람 불러다놓고 그런 식으로 대할 거면, 그리고 애시당초 뽑을 생각이 없었다면
1차 면접에 부르지 말라고 게시판에 적어 주고 싶을 정도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면접이고 머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집에서 빈둥거리는데 2주 전에 내었던 엔** 라는 MRO 업체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그 곳, 저는 그런 분야에서 전혀 일해 보지 않아서 무슨 일 하는지도 잘 몰랐지만 우선 영업관리직의
신입을 뽑는데 나이제한이 없었던거 같아서 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내보자 하면서 냈던 곳이였습니다.
이력서 쓰는데도 사실 너무 귀찮고, 내봤자 안될텐데 하면서 낼까 말까를 수차례 반복하다 그냥 냈고
또 2주나 지나서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더라고요 면접보러 오라고.
면접을 가면서도 별로 될 꺼라고 생각도 하지 않았고, 월요일 아침 9시부터 오라고 하길래
무슨 면접을 9시부터 하는지 원 희한하다고 생각했고, 가서 회사가 이상하면 대강하고 나와야지했는데
막상 가보니 출근하는 직장인들 분위기가 참 좋더군요.
9시 10분 부터 면접을 하는데 나말고 한명밖에 없더라고요. 후보자가..
설마 2명중 하나를 뽑는건 아니겠지 하면서 면접실로 들어갔는데.
우선 맘에 들었던 것은 시간대로 후보들을 오라고 한거였더라고요.
제가 1번이여서 9시였고, 1번과 2번은 9시...한 30분쯤 할꺼니까 9:30분은 또 2명 오라고 하고
이렇게 시간 분배를 한거였더라고요. 참 회사 맘에 들었습니다. 매너 참 좋구나 했었습니다.
면접관님은 인사팀 1분과 담당팀 1분이 하셨는데 너무나 밝게 웃으면서 맞아주셔서
면접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면접을 하면서 안 떨어 보긴 처음 이였습니다.
그래도 하고 싶었던 말 당당하게 다 하진 못했지만 물어보시는 질문도 인생관이나 포부, 주로 회사 적응력을
많이 확인해보고 싶으셨던거 같으셨고 인터뷰 내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체크를 하시면서
기재를 하시는 모습도 너무 좋았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가는 길에 인사팀분께서 말씀하시길.
"우리 회사는 다른 회사처럼 면접비를 드리지않고 첫만남이 소중한 인연으로 남기를 원하기 때문에
한 권의 책을 준비했다면서 한상복님의 배려 라는 책을 주셨습니다.
항상 면접을 보고 나면 먼가 허탈하고 찝찝한 마음이 있었는데.
책을 들고 나오는 순간 기분이 너무 좋았고 무엇보다도 만약 이 회사에서 일 할 수 있게 된다면
무엇보다 도 좋은 사람들과 화목한 분위기 속에서 일 할 수 있을 꺼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 참.!! 제가 마지막에 이런 질문도 했었죠.
제가 신입으로 들어가기에 나이가 너무 많은데 상관은 없는지..라고.
"우리 회사는 남녀구분 없이 나이에 상관없이 입사를 해서 얼마나 자기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라고 하셨습니다.
나이에 상관없다는 말에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그 말이 비록 그냥 빈말로 한 말이라도 할지언정 그냥 듣는 순간 좋았답니다.
집에서 돌아와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이 회사에 면접에서 떨어져도 참으로 좋은 기억이 남아 있을 듯 합니다.
그 동안 수차례 면접을 봐왔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 들어 이렇게 글을 남겨 봅니다.
비록 저는 이번에 입사에는 실패했지만 기분 좋은 면접으로 기억남아 이렇게...글을 끄적입니다.
또한 사실 너무 여러번 면접에서 실패를 봐서 요즘 기분이 많이 다운 되고 또
면접이고 취직이고 자신감 상실중이였는데 이 회사에서 면접을 한 뒤로 괜히 알게 모르게
자신감이 생겨가고 있습니다..ㅋㅋ 희한하죠..
아무튼 취업 준비하시는 여러분들..저처럼 좌절하고 계신 분들.
우리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다시 도전해봅시다...!!
너무 긴 글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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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실패 ㅠㅠㅠ
: 면접실패 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