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안녕하세요
저도 올해 30살..
직장 경력 3년차의 맞벌이 주부입니다.
현재 직장이 외국계라 출장이 너무 많고, 자꾸 본사 근무 권고가 있어
결국 출장이 적은 사무직으로 이직하고자 한 달 전 부터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동국대학교에서 교직원을 채용한다기에 그냥 해보기나 해보자 하는 마음에
이력서를 넣었습니다.
어찌어찌 서류전형을 통과해서 필기 시험을 치루게 되었는데요..
필기 시험장에 가니..
파릇파릇..어리고..
또리또리..20대들로 꽉 차있더군요..
정말 얼마만의 구직활동인지..
영어와 국어 논술시험 내내..
답안지를 몇 번이나 바꿨는지..
앞 자리 여학생이 비웃는 소리까지 들리더군요..
정말..포기해야하나..
힘이 쭈욱 빠지더군요.
그런데..필기시험에 합격을 했더라고요. 운이 좋아선지..
그나저나 면접일 통보를 보니, 토론 면접과 인성면접이 있다는데
걱정이더군요..
저희 회사 들어갈 때만 해도..토론 면접이라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인성면접이면 불교학교인 동국대에서 기혼자에 여자가 불리하다는 얘기도 참 많이 들었어요.
정말 하루 하루 걱정이더군요.
게다가 수요일부터 출장이어서 금요일 늦게 돌아왔기 때문에
혼을 쏘옥 빼놓고 면접을 보러 갔죠.
아니나 다를까..
기혼자는 전체를 통털어 저 하나더군요..
거기다 여자 최고령..
그나마 여자도 몇 명 없더군요..
남자 수가 훨씬 많았어요.
토론면접..
역시 취업난 때문인지 구직자들이 철저히 면접을 준비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말 너무나 똑똑하고 눈에 띄는 지원자들이 많더군요.
말하는 요령이나 스킬은 없어도 그냥 저는 저 나름대로 의견을 발표했고요.
사실 면접 끝나고 절망적이더군요.
어쩜 그리들 말 발도 좋고..똑똑한지..
저하고는 비교가 안되더라고요.
면접 대기하는 동안도
다들 제가 기혼자라고 그러니 호기심에 이것 저것 묻더라고요.
남편은 뭐하냐?
애기는 있냐?
기혼자인데 어떻게 왔냐?
그러면서 동국대가 보수적인 불교학교고 이번에 400명 가까이 지원했기 때문에
기혼자는 힘들지 않겠느냐라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 즈음..
인성면접에 제 차례가 왔습니다.
면접장도 저와 또릿또릿한 남자 지원자와 둘이 들어갔습니다.
정말..숨도 못 쉬겠더라고요.
남자지원자랑 같이 면접 보신 분들 알겠지만..
남자들 참 당찹니다..
할 말 다 하고요..
자신감에 넘칩니다..
게다가 같이 들어간 지원자는 꽤 커리어가 화려하더라고요.
완전 기죽어 들어갔습니다..
면접은 예상대로더라고요..
기혼자 분들 당해보셨을 만한 질문들..
이게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최대한 면접관들이 저에게 흥미를 보이도록
자신있게 대답을 했습니다.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
최고령이지만 직력이 있기 때문에 업무적응이 더 빠를 것이다라는 것..
외국어 능력 등..
여자 기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사실..
기대도 안 했어요.
당연히 남자가 뽑힐텐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조금 전에 합격했다고 내일부터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네요.
저희 시어머님은 초등학교 교사이신데 어머님 조차도 '미련을 버려라
포기해라..여자 기혼자가 보수적인 대학은 힘들다' 라고 하셨을 정도였어요.
정말 사표까지 던져둔 터라
정말 6월 부터 전업주부가 되는건가..하는 불안한 하루 하루 였어요.
여자 기혼 구직자 여러분들!!!!
힘내세요!!!
너무나 잘 들 아실거에요.
살림과 회사 일을 병행하기가 얼마나 힘든지요.
저희 집은 지금 바쁜 회사일 때문에 거의 몇 달 째 정글이랍니다.
우리 남편은 정글 속의 타잔 같아요..
매번 끼니도 못 챙겨주고 출근하면서 미안한 마음 한 구석 있던 것도
점점 시간이 지나니 당연하게 생각되기 시작하더라고요.. T_T
남편 째려봅니닷..
하지만요..
우리에게는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든든한 후원자인 가족들이 있지 않습니까?
면접장에 가서 기 죽지 마세요!!!
기혼자들이야 말로 결혼생활과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노하우를 알고있는 사람들이며
가족들이 있기에 더 열심히 일 할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미혼 지원자들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 있기에
그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일 할 수 있는게 아닐까요?
오늘 합격 소식에 일등 공신은 바로 우리 남편 같아요!!!
언젠가 꼭 좋은 소식 있으실꺼에요!!!
화이팅입니다!!!!!
 | ||
: 한국산업가스
: 투어 익스프레스에 대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