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면접을 봤지요.
최고 수준의 연봉에, 좋은 복지 조건, 외국인 회사.
열심히 준비했고, 긴장도 많이 했지요.
간단히 얘기하면 같은 시간에 면접보는 사람들 우루루 한 번에 들어가 간단한 질문받고 그 질문으로 계속 사람을 궁색하게 만드는... 뭐, 그런 면접이더군요. 전 면접볼때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몇가지 규칙을 깨는 얘기를하게 되었고, 막판에 할말이 있으면 해보란 얘기에, 좀 실망스런 면접이었다고 얘기했습니다. 뭐, 당락은 불 보듯 뻔하지요.
우울하군요. 그렇게 간단한 몇 가지 질문으로 어떻게 나라는 사람을 판단할 것인지. 지난 밤 새벽까지 준비해간 영어 자기소개며, 내 머리속에 담겨있는 그 많은 회사정보며... 흠... 하긴 그런 것들도 제가 어떤 인간이란걸 보여주진 못할테지만... 같이 면접본 다른 분들이 안쓰러워 보이더군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드는 질문에 필사적으로 모범답안을 만들어 내보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
어찌보면 지금의 이런 모습은 제가 자초한, 제가 더 노력하지 안해서 생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면접은 '아니었습니다'. 그건 아니죠. 아무리 칼자루는 그쪽이 쥐고 있다지만 이쪽은 얼마나 필사적인데요. 면접 시작할 무렵부터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지만, 끝날때 쯤엔 싸늘하게 식더군요.
가끔 생각합니다.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경험했을테지, 라고요. 그러면 힘이 납니다.
취업? 쳇, 아무것도 아닙니다.
: 이회사 면접에 대해서...
: 대해서 아십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