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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
겨울비가 을씨년스럽게 내리는 명동거리에서 평소와 달리 한산함을 느낀다. 게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의 발걸음 조차 바쁘다.
하지만 나의 심장은 숨이 차오른다. 한 손에는 우산을, 한 손에는 ‘카페K’의 약도가 적힌 메모지를 들고 이리저리 두리번두리번거리다가 컬쳐리스트 ‘Tea.Talk.Tip’ 배너와 함께 ‘카페K’라고 걸려있는 간판을 찾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물 소리와 낯선 거리에서 낯익은 스카우트 동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발대로 출발한 스카우트
동료들이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동료들조차 갑작스럽게 나타난 홍보팀장의 출현에 반갑다며, 얼른 일감을 나눠준다.
나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Tea.Talk.Tip’ 행사에 빠져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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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커피의 향이 빗소리와 어우러져 더욱 입맛을 자극한다. 갓 구워낸 애플파이는 나의 눈마저 식욕을
돋운다. 12월의 겨울 비는 마른 대지를 적시지만, 문화컨텐츠 산업을 이끌어갈 예비 PD, 방송작가, 공연기획자의 열정을
식히지는 못한 모양이다. 4시가 다가오자 하나 둘씩 지정한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는 이들의 눈빛이 이글거린다.
오늘 멘토로 나설 권은정 대표, 손수현 PD, 박좋은 작가는 훗날 자신의 후배가 될지 모를 멘티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까
고민하며 사뭇 진지하다.
스카우트의 이민욱 대리의 사회로 행사는 시작되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애플파이와 진한 커피의 향을 나눠먹으며
‘Tea.Talk.Tip’ 행사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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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30분 동안 어느 누구 하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을 만큼 진지하다. 때론 웃음소리가 때론 환호가, 가끔은 조용히 멘토의 성공스토리에 빠져 깊은 감명을 받은 듯 강한 눈빛으로 주시한다. 나는 오늘 참석한 멘티들의 면면을 조용히 둘러보았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 직장에 다니고 있을 듯한 넥타이 맨, 대학생, 구직자 등 각양각층이었지만 문화콘텐츠에 대한 열정은 비바람 앞에서도 쉽게 꺾이지 않을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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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가 마칠 시간이라는 안내 멘트가 나가자 동시에 ‘아~’하는 탄식소리가 절로 나왔다. 다행히 멘토들이 앞으로 언제든지
멘토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자 즐거운 마음으로 행사장을 떠났다. 열심히 질문하고 경청한 각 분야의 멘티에게 오늘 소감과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를 물었다.
작가부분: 김정현 대학생
(직접 만나 뵙고, 실질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활동 내용, 어려운 점, 좋은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만나 뵙기 힘든 작가님과 개인적인 연을 맺게 되어 좋았습니다. 멀게만 느껴지던 미래의 직업에 한걸음 앞으로 다가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공연기획: 이병민 구직자
(우선, 이렇게 좋은 시간을 만들어 주신 컬쳐리스트와 스카우트에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앞으로 몸담을 공연산업에 계신 선배 멘토에게 현업의 필드 일상이나 여러모로 간접경험을 듬뿍하고 갑니다. 이 번의 만남이 한 번으로 끝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를 가져가고 싶습니다. 선배 공연기획자가 어떤 자긍심을 갖고 있는지 등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PD부분: 송동민 대학생
(딱딱하게 인터넷과 책으로만 알 수 있었던 방송 PD에 대하여 현직 PD이신 손수현 PD님이 멘토로서 조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막연하게 동경만 하던 PD라는 직업을 보다 생동감 있게 체감할 수 있어서 PD 준비중인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더욱 많아져서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는 오늘 고생해주신 3명의 멘토에게 다가가 가벼운 인터뷰를 요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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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정 대표는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며 “글로벌 마인드를 갖기 위해서는 언어의 힘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흥원에 바라는 바로는 공연기획자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공연기획에도 여러 세부분야로 나뉘어져 있음을 알도록
정보를 주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오늘 같은 자리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수현 PD는 “화려하고 멋지게만 알고 있던 직업으로 알고 와서는 생각보다 힘든 직업을 인지하고는 금세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참고, 인내하면 언젠가는 연출자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PD 또한 오늘 같은 자리가 많은 정보를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좋은 작가는 “방송작가는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말을 쓰는 직업”이라며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장을 내밀어도 좋은 직업”이라고 조언한다. 또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야 큰 작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또한 박작가는 이런 자리에서 실무에 능한 후배를 보게 된다면 실제 추천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재풀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행사가 끝날 무렵, 오늘 행사장을 찾은 뉴시스 기자의 취재 덕분에 인터넷에는 벌써 오늘의 행사 소식이 이모저모 올라 있었다.
겨울비 내리는 명동거리가 을씨년스러웠던 것이 아니라, 삶의 목표를 다잡을 수 있는 힘을 주는 것 같았다. 오늘 행사로 인해 누군가에게 삶의 큰 나침반이 된다고 하니, 어깨가 절로 으쓱해지는 날이다.
참고자료
박좋은 방송 작가는 시트콤 ‘세친구’와 ‘김국진의 결정! 당신의 선택’, ‘기쁜 우리 토요일’ 외 다수의 작품 활동을 했다.
손수현 PD는 ‘기쁜 우리 토요일’과’ 확률게임’ 외 다수의 제작을 맡은바 있다.
공연기획자로 나서는 권은정 The Patron Company 대표는 '99년 난타 해외공연을 시작으로 명품 퍼포먼스 '카르마'를 제작, 해외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인력양성사업팀 김상현 팀장은 “대학생 및 구직자들이 현업에서 종사하고 있는 선배를 통해 생생한 직업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 및 멘토링 행사를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컬쳐리스트는 방송, 공연,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문화콘텐츠 전문가의 길을 가고자 하는 대학생 및 구직자를 위한 온,오프라인을 통해 커리어 로드맵을 제공하고 있다.
글/ 조귀열 ㈜스카우트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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