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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에 롯데그룹상반기 공채에 응시했었던 사람입니다.
하... 1차 2차 면접내용과 제 넉두리를 같이 늘어놓으려니 글이 길어질것 같습니다.
대학은 서울의 중위권대학, 학점은 안 좋고(솔직히 3.0제한있으면 젤 기분나쁜 2.9입니다), 토익은 회사다니면서 만든 780점, 나이는 31살, 적지않은 나이에 서류를 통과한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대학 4학년에 첫 면접을 봤으나 낙방하였고, 그땐 사실 면접자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몰랐습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물론 롯데에 대해서 좋은 평이 별로 없는 것을 알지만 저의 경우에는 롯데에서 일하고 싶은 지원동기도 강하고 그래서 서류통과되었을때 무척 기뻣죠.
그것도 제가 원하는 1지망의 롯데제과에 면접을 오라고하였으니.
사실 다른사람보다도 훨씬 늦은나이에 신입으로 간다는것이 쉽지 않지만 제가 과자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것이 무척 원했던 것이라 기분좋았습니다.
4학년때 롯데에 다녀간후 기대도 컷지만 탈락한 만큼 많이 슬퍼지더군요.
그런데 5년만에 다시 기회가 와서...많이 늦었지만 기뻣습니다.
어쨌든 졸업후에는 무역회사에서 한 6개월 회계 일하다가 전공이 생물과 회계학(복수전공)인지라 생물이랑 조금관계있는 '의료재단'이란 곳에 입사하여 다니고 있던차였습니다.
중소기업이지만 연봉이 많지않지만 적지도않고 무엇보다도 6시칼퇴근 가능하며 집에서 가깝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롯데에 가면 연봉깎이고 퇴근시간 늦어지며 집에서 멀어지니 그렇게 좋지는 않다고 하더군요. 저도 잘알죠. 그래도 가고싶은 회사에서 일한다면 그런것들은 다 감당할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뭐 물론 1차면접에서 그런질문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감당할수있다고 말했고요. 신기해하면서도 기특해하더군요.
저의 이직사유는 롯데에 가고싶은 것도 있지만 지금 있는분야에서 배울건 다배웠고 근무여건이 아주 나쁜건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브레인이라는 사람이 없고 뭔가 미래를 위해 더 배울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죠. 제가 1~2년 직장생활 더하고 말거면 모르겠지만 앞으로 수십년을 더 직장생활을 해야할텐데 전혀 비전이 보이지 않는게 너무나 답답하고 불안합니다. 또한 현재 직종자체가 의료업쪽이라 뭐 의사나, 병리사같은 의료쪽 사람이 일할곳이라 저같이 일반대학을 나온사람은 드뭅니다. 그러니 시장자체가 좁고 의료업종의 사람들은 자신의 전공분야를 제하고 일반경제, 경영등에 어두워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차 이 회사를 그만둔다면 경력으로 어디 몸담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면서.. 취직당시에 다만 놀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다니게 된것이 지금은 오히려 후회됩니다. 벌써 이회사에서 4년차입니다.
무엇보다 나이도 많아지고 이곳의 경력은 도움이 되지않는다는것을 깨닫고 나서는 더합니다. 애초에 고생하더라도 경력이 될만하고, 시장이 넓은 쪽을 갔어야했는데 다른분들은 꼭 이런것까지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참 그리고, 중소기업은 회사관리 및 경영시스템에 대기업에 비하여 많이 부실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중구난방식인 경우가 많구요. 물론 작아도 틀이 잘짜여진 기업도 있겠지만 드뭅니다.
아무튼 이런 배경하에 1차면접을 가게되었습니다.
롯데그룹의 경우 1차면접에서는 지원한계열사에서 먼저 면접을 치루게됩니다.
면접관들은 과장부터 임원까지 다양하고요.
롯데제과의 경우에는 4인면접관에 면접자 1명씩 면접을 보더군요. 계열사별로 차이가있다고 알고있습니다.
저의 경우엔 자기소개를 먼저시키고 거기서 필요한 부분으로 질문이 넘어가더군요.
물로 제가 회사를 다니고 경력이 있어서인지 질문이 좀 달랐습니다. 중요한 질문으로는 연봉이 줄어드는데 그래두 다닐텐가? 서부터 자네 나이가 좀있는데 같은 나이의 선배와 잘지내겠는가? 이런 질문이 주가 되더군요. 전공질문이나 이런건 묻지 않으시더군요. 자연스럽게 다 감당할수있다고 말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제 꿈이 원래 과자회사에서 일하는거라고 했더니 웃으시더군요. 그런말은 원래 준비했던게 아닌데 제입에서 절로 나오더군요. 대답은 잘하네 이러시면서 말로는 뭘못해? 말씀하시더군요. "차라리 지금 다니는 회사가 더 낫지 않나? 받아주면 안되겠군." 이런 말도 하시던데 약간 당황했지만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약간 웃음띠면서 얘기하길래 반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만 나가보라 그러시더군요. 면접시간은 상당히 짧았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할말도 다한것같고 기분이 나쁘진 않더군요. 그래도 면접관들 속은 알수없는것이라(뭐 물론 여러번 치룬 면접에서 배운거라면 이런겁니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생각하고 이래저래 담배피워데며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2주정도후에 발표했는데 합격이었습니다.
이번엔 서류전형에 20,000명정도가 지원해서 1차면접에 7~9배수로 만들고 2차면접에 3배수라더군요.
사람이 욕심이 생기더군요. 꼭 붙어서 한번 일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1차면접에서 많이 걸러져서 올라왔으니 경쟁대상들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불안감도 들었습니다.
2차면접은 롯데월드호텔 잠실 샤롯데룸에서 치뤄집니다.
이번엔 3일간이었습니다. 제친구 롯데기공 대리로 있는데 그친구의 경우엔 2일간 치뤘다더군요. 전 계열사의 1차 통과자들이 다모이니 당연합니다.
계열사별 직종별 전공별로 조를 짜서 치룹니다.
전 롯데제과 식품계열로 속해져서 치뤘습니다. 여러조가 한꺼번에 여러면접관들과 대면하여 치룹니다. 2차는 인성면접이라는데 그래서인지 각 계열사의 임원들을 뒤섞어서 면접관들 조를 구성한다더군요.
저희조는 4명씩 들어갔습니다. 면접관도 4명.
지원동기를 한명씩 시키고, 그다음엔 지원업무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니 생산관리 지원자에겐 "생산관리는 뭔가? ", 전 영업관리 지원했는데 "영업관리는 뭔가?" 그래서 아는대로 대답하였는데 갑자기 복수전공이 회계인걸 알고서는 원가회계의 abc원가계산이 뭔가?" 이러는데 앞이 캄캄해지더군요. 졸업한지 4년이 지난데다 현재 회사의 직무가 전혀상관없으니 기억이 나지않았습니다. 당황스러움을 숨기고 솔직히 죄송하다 졸업한지 오래되고 직무가 다른곳에서 일해서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인제 틀렸다고 생각이 든건 느닷없이 "OOO씨는 학교다닐때 쭉놀았네" 그러더군요. 제가 학점이 별로 좋지가 않습니다. 그건 다른곳에서도 많이 듣던 말이고 저한테 아킬레스건입니다. 역시 노력이 부족했다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그외에 지금다니는 회사를 물어보고, 뭐 광우병하고 관련해서 미국에서 들어오는 쇠고기를 먹을건지 이런질문을 끝으로 면접을 마쳤습니다. 역시 예감이 합격불합격여부를 스스로 가장빠르게 알게 해주는것같습니다. 나오면서 담배를 하나물었는데 원가회계 질문과 학점에 대한 말들이 가슴을 후벼팠습니다. 이번엔 잘될줄 알았는데 또 물먹는구나..
그러면서도 내심 발표날 합격하기를 바라는 제 자신이 기가차더군요. 발표날까지 새벽에 잠도 깨고 줄담배피워가며 그날의 면접을 몇번이나 곱씹었습니다.
어제 발표났는데 명단에 없다더군요.휴..
누가 써놨더군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아프다고... 최종인데 떨어지니..실감납니다.
첨엔 정말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는거 같고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인제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그래도 내성이 많이 생겼나 봅니다. 저녁에 술한잔 먹고 그러다보니..조금은 풀리더군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반기 공채에 한번더 도전해볼생각입니다.
나이가 많은 직원들도 의외로 선발한다더군요. 뭐 평이 나쁜부분이 많지만 좋은점으로는 한번 채용하면 쉽게 내보내지도 않구요. 본받을 만한 사람들도 있고.재무구조튼튼하고.
배신감이 많이 들지만 한번더 해볼까합니다.
참 1차든 2차든 면접의 완전히 정형화된 틀은 없는것 같습니다. 면접관따라선 노래도 시키고 외국어도 시키고 받아들이는 것도 다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노력도 노력이지만 나름대로 운도 크게 작용하는건 그런게 아닐까합니다. 똑같은 얘기도 누군 좋게보고 누군 나쁘게 보니까요.
참 긴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스카우트, 4학년때 가입하고 처음쓰는글인데.
모쪼록 모두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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