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 성공은 자기를 먼저 아는 것입니다.
**그룹의 서류합격을 통보받았을 때의 기분이란 말할수 없이 좋았습니다. 저와 함께 서류를 넣었던 친구중에 3명이 합격하였습니다. 그러나 미역국을 마신 친구에게 차마 말을 붙이지 못하겠더군요. 그뒤로 개인통보를 전화로 3번 받았습니다. 왠지 우쭐해 졌습니다. '아하 개인 통보를 이렇게 하는 거 보니 경쟁률이 별로 좋지는 않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면접을 보러 서울이 아닌 지방으로 오라고 하더군요. 지방까지 오라고 하는 것을 보니 합격하겠군.. 저만 김치국을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친구에게 사정해서 빌린 멋진 정장을 입고, 경부선 기차를 올랐습니다. 친구와 함께... 가면서 면접에서 어떤것이 날까 친구와 공부하였습니다. 신문도 읽고 회사 홈페이지에 실린 그 기업에 대한 정보도 읽었습니다. 아주 완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관에서 하루를 보내면서도 오로지 면접생각이었습니다. 뭘물어볼까? 혹시 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어떻할까? 이런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면접장에 갔습니다. 제 친구는 제일 먼저 면접을 보더군요. 저는 성이 ㅎ이라 오래 기다려야 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왔더군요. 면접대기장소 맨 뒤에는 명단이 있었습니다. 그때 부터 저의 자신감은 불안함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 명문이라는 sky대 학생들이 수두룩하더군요. 이때 부터 저는 장난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12시부터 시작한 면접은 어느듯 3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동안 먼저 면접을 본 친구는 침통한 얼굴로 있더군요. 뭘 물어 봤냐고 물어봤더니....여러가지를 얘기 해 주었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은 질문들 같았습니다. 잘 대답할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3시간 동안 기다리면서 시사상식, 저의 전공에 관한 것을 속으로 열심히 암기 하였습니다. 그래 묻기만 해라 바로 튀어 나온다라는 각오로...
면접실로 들어왔습니다. 3명의 면접관에 5명의 응시생이 면접을 하였습니다. 면접관은 많은 시간이 흘러 지치셨는지, 자기 소개등은 그만두고, 자기의 장점과 그장점을 입사하여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고 물으시더군요. 지금까지 암기하고 있던 모든 시사상식이 저의 머리속에서 지워져 버리고, 저의 머리속에는 계속"나의 장점"만 맴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과 다른 저의 장점이 뭘까? 뚜렷한 것이 없었습니다. 남들보다 어학실력이 월등한 것도 아니고, 학벌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뻑쩍찌근한 자격증도 없었습니다. 물론 학점이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왜 나를 뽑은 거야? 자꾸 짜증만 났습니다. 옆에 있는 응시생은 자격증 자랑과 어학실력, 컴퓨터실력등을 서슴없이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응시생은 영어로 자기소개로 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기가 막혔습니다. 저의 차례에서는 그냥 성격좋다고 몇마디 둘러대고 말았습니다. 저도 참 한심한 답변이었습니다. 바로 떨어진것을 직감했습니다.
허무했습니다. 3시간을 침이 마르게 기다리며 고작 한다는 말이 '저는 성격이 좋으니, 저를 채용해 주십시오' 이런 말이었다.
기차를 타고 오면서 우리는 패잔병의 기분이었다. 정말 누구의 말대로 **그룹은 가서 마음의 상처만 받는구나 생각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전화를 하시더군요. 그냥그랬어요. 애들 많아서 않될것 같애. 그렇게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또다시 입사원서를 썼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나의 장점은 무엇인가를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월등한 어학실력도 아닌, 자격증도 아닌, 학점도 아닌 저만의 장점을....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으니까요.그리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힘이 되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면접때 왜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회경험이었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온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과외나 써빙보다는 돈을 많이 벌수 있는 육체적인 것을 많이 했습니다. 막일, 세차장, 가구공장등... 삶의 밑바닥부터 체험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 일들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그런 일을 종사하는 사람들을 이해 할 수 있었는데, 왜 그런 것을 말하지 않았을까요? 긴장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룹은 떨어졌지만, 얻은 것은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장점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좋으니, 자기를 잘 성찰해보고, 자기의 장점을 찾아내어 면접의 무기로 사용하시길 빕니다. 다음 면접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저의 무기를 찾아서 당당하게 말할수 있게 해야 겠습니다. 시사상식 몇개가 아닌 자기 성찰의 결과로 얻어진 무기 말입니다. 이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도 꼭 좋은 성과 있으시길 빕니다.
: 면접...참 힘드네요...
: 실패와 성공 사이
